마산분리 맹공한 안홍준…'심기불편' 박차고 나가버린 이주영

창원시 내년 정부예산 확보를 위한 국회의원 간담회가 마산지역 의원 간 갈등 표출의 장으로 변질됐다.

창원시는 7일 오후 6시 시청 제3회의실에서 국회의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이주영(마산합포구), 안홍준(마산회원구), 강기윤(성산구), 김성찬(진해구)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박성호(의창구) 의원은 집안 사정으로 시간을 내지 못했다.

발단은 안홍준 의원의 직설화법에서 시작했다. 다른 의원들은 창원시 현안 사업에 대한 국비 확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약속 수준의 발언으로 마무리했지만 안 의원은 작심한 듯 청사 갈등 문제를 끄집어냈다.

안 의원은 "통합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갈등은 확산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마산 분리 주장까지 나온다"며 "이는 시의원의 몫이다. 갈등을 제대로 풀지 못하고 확산한 시의원들이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청사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든 시의회 특위가 해결책은 만들지 못하고 분리안을 제출했는데, 이는 권한 밖의 일"이라며 "그것도 날치기도 아닌 불법으로 처리했다"고 시의원들을 다시 한 번 비판했다.

7일 오후 창원시청에서 열린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안홍준 의원이 청사 갈등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창원시

이처럼 이주영 의원의 견해와는 다른 발언이 계속되자 이 의원은 "저, 언제까지 하실 거죠. 왜냐하면 제가 다음 일정이 있어서…. 제가 먼저 나가는 것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 의원은 약속 탓이라고 했지만 안 의원 발언에 불쾌한 마음을 온전히 숨기지 못한 듯 굳은 표정이었다.

이 의원은 그동안 마산 분리를 주장하며 '마산시 설치에 관한 법률안'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안 의원이 법률안 서명에는 협조하지 않으면서 마산 분리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참다못해 퇴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이 일어서자 박완수 창원시장은 "나머지 얘기는 만찬 자리에서 하자"며 분위기 수습에 나섰으나 안 의원은 계속 발언을 이어갔다.

안 의원은 "마산 분리는 지역 발전에 역행하는 것으로 개정 법률안의 국회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안 의원은 각하된 청사조례안 무효소송을 상급법원에 제기해 청사문제를 미해결 상태로 둔 상황에서 정부 등의 중재·조정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언론사마다 소재 지역을 편드는 보도로 창원시 갈등을 부추긴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간담회는 모처럼 국회의원과 시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인데다 청사 조례 무효확인 소송에 대해 각하 결정이 난 후 첫 만남이어서 큰 관심이 쏠렸다. 안 의원을 제외한 다른 의원은 그런 점을 의식했는지 각 지역구 현안과 창원시 미래에 대한 원론적인 과제 정도만 언급했다.

하지만 안 의원이 강한 어조로 발언을 이어가면서 청사 갈등으로 말미암은 골의 깊이만 확인한 자리가 됐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 만찬 자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편, 창원시는 간담회에서 현안사업의 예산반영이 가능하도록 정부·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자리에서 박완수 창원시장은 △창원 도시철도 건설 △북부순환도로 개설 △내동지구 우수 저류시설 △워터프런트 조성 △국도 5호선 내서~칠원 간 우회도로 △명동 마리나 방파제 등 시의 주요사업 142건에 대한 국고확보 필요성을 국회의원들에게 설명하고, 내년도 사업추진에 필요한 지역 예산이 전액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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