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더위는 아직 남아 있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꽤 생기기 시작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들의 부모님은 선선한 바람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항원(알레르기 물질)에 의해 신체 조직이 병적으로 과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반복적으로 비강에 영향을 주는 만성 비염의 일종이다.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3가지 주증상과 눈과 코 점막의 가려움증, 후각 감퇴, 두통 등을 부증상으로 가지고 있다.

다른 알레르기 질환인 천식이나 아토피가 같이 나타나는 일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가 모두 알레르기 병력이 있다면 발병 가능성은 아주 높아진다.

알레르기 비염은 크게 통년성과 계절성 2종류로 구분된다.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은 만성적으로 연중 계속되며 계절과 특별한 관련이 없다. 동물의 털, 먼지, 진드기, 진균류, 직물류, 특정 식품(땅콩, 계란, 우유 등) 등이 유발 요인이다.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말 그대로 주로 계절과 관련이 많으며 급성으로 나타난다. 특히 봄과 가을에 많고 꽃가루, 고초(枯草·마른풀), 잡초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화분증, 고초열이라 하기도 한다. 계절성은 통년성보다 돌발적으로 증상이 심하게 발생되며 항원(알레르기 반응 물질)에서 벗어나면 증세가 약해진다.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은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알레르기 반응 검사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을 수 있다. 이러한 비염은 에어컨이나 주로 가을철 온도 차에 의해 나타나는데 한랭성 알레르기의 일종이다.

한랭성 알레르기 비염을 이해하려면 코 내부의 구조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외부의 차거나 더운 공기는 콧속에서 30~32℃로 유지되고 후두부에서는 정상 체온에 가까운 36~37℃를 유지한다. 코 안의 점막에 분포한 많은 혈관 조직이 혈액 순환을 통해 온도를 유지하거나, 호흡을 통해 내뱉을 때 남은 공기가 농축되었다가 혼합된 공기와 섞이면서 일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혈관의 이완수축이 불안정하거나 혈관 분포가 충분하지 못하면 콧물과 발작적인 재채기가 발생한다. 한방적인 원인으로 보자면 한증(寒症·차가운 증세)으로 표현하는데 주로 폐에 차가운 기운이 있거나 몸이 전체적으로 냉한 체질에 많이 나타난다.

치료는 온폐(溫肺)라고 하여 폐의 기운을 따뜻하게 하는 법, 폐의 기운과 기능을 돕는 보폐(補肺), 전체적인 기운을 강화시켜 혈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혈관을 팽창시키는 방법인 보기(補氣) 등이 주로 쓰인다.

   

보폐법과 보기법은 일반적으로 면역력을 강화시켜 민감성을 점차 줄여나가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증상은 코를 통해서 나타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단지 코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옥상철 아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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