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위 성장기' 내년엔 꼭 영상으로

YMCA가 마련한 이번 국토순례는 여수-구례-전주-대전-증평-여주-구리-임진각 코스로, 항상 임진각으로 도착하는 '생명 평화의 발구름'이라는 주제로 통일을 생각하며 전국에 있는 청소년들이 신청하여 자전거를 탄다. 올해에는 마산합포구청에서 모여서 마산회원구청(마산운동장)까지 자전거 대형을 만들어서 자전거 도로주행 연습을 하고 출발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사람 수가 늘었다. 이번에 마산이 30명으로 전국에서 2번째로 사람이 많았다. 3년째 참가자여서 다른 애들보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훨씬 편했다. 사실 내년에 고2가 되었을 때, 학교에서 프로젝트로 '자전거 국토 순례단'을 촬영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떻게 찍을지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보고 인터뷰 질문도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국토순례는 예상외로 매우 힘들었다. 처음에 580㎞라고 해서 '작년과 재작년에 비교해서는 훨씬 쉬울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반전! 아니었다. 가보니 예상외로 언덕과 산 오르막길이 많았고, 2번째 날이 절정이었다. 정말 힘들었다. 이때는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재미를 느꼈다. 오르막길을 오르고 내려갔다가 하면 보통 처지는 애들도 많이 생겼었다.

그러나 올해 마산팀은 달랐다. 애들이 오르막길에서 로드 대장님을 추월할 정도로 잘 탔다, 라기보다는 애들이 힘이 남아서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마산팀은 정말 잘 탄다는 칭찬을 들었다. 정말 선생님들이 아니라 다른 지역 아이들이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정말 잘 타는 것 같긴 했다.

보통 다른 지역 애들이 칭찬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나는 작년과 재작년을 겪어 오며 많은 것을 터득했고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도 터득했다. 그래서 난 내가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 '콘티를 짜서 2학년 때는 영상을 촬영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힘든 코스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나는 성장했고, 고1이다. 더이상 아프다고 자전거를 타지 않는 짓은 나 스스로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열심히 탔고 빨리 오르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차분히 올랐더니, 다른 아이들보다 실력이 늘었던 것도 있지만 내 마음가짐에도 많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탔다. 매년 자전거 국토순례 참가하기 전에는 아빠와 자전거를 타면서 연습을 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태봉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방송부'라는 동아리에 입부 한 이후로 너무 바빴다. 학교에서 하는 각종 행사와 선생님들의 요청에 의한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하여 바쁘게 살았다.

그래서 사실 국토순례 오기 전 1학기에 나를 성장하는데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하였고, '학교'라는 공동체를 위해서 뛴다고 '우리반'에 더욱 신경을 못 썼던 것 같다. 그래서 반 여행을 가서 꼭 우리 반 애들이랑 친하게 지내다 오겠다고 다짐을 하고 갔었다. 그래서 2박 3일 반 여행을 끝내고, 나 혼자 새벽 배를 타고 나왔다. 바로 국토순례에 참가하기 위함이었다.

반 친구들과 더 어울리고 싶어서 국토순례 당일에 전화해서 가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안된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결과였만, 몸살도 나고 해서 정말 가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일단 참가했다. 그러나 국토순례 기간 첫날과 2번째날 사실 너무 힘들었다. 내가 고1이어서 참고 열심히 탔다. 그래서 나의 새로운 다짐은 '콘티라도 제대로 짜서 집에 갈 수 있도록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실패였다.

나의 첫 계획부터 펑크였다. 그래서 일단 올해 국토순례를 갔던 사진들로 영상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가 참가한 재작년부터 올해까지 사진을 전부 받아서 5분에서 10분 정말 길면 30분 정도의 영상도 만들어 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내년에는 꼭 촬영팀으로 같이 가고 싶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못 가게 된다면, 나는 로드팀으로라도 들어가고 싶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촬영팀에 들어가고 싶다.

/진격의 건호(건호의 대안학교 이야기·http://starstar01.tistory.com/)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