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도로변 풀베기 노동자들

해마다 이맘때면 도로변 예초작업이 한창이지요. 매번 느끼는 거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걸까요. 자동차를 운전하시는 분들 대부분 느끼시겠지만 예초작업 현장을 지나갈 때면 늘 불안합니다. 자동차로 이물질이 날아들어 제2의 사고가 유발될까 불안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예초작업을 하시는 노동자분들의 무방비 작업환경도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언제 대형사고가 터질지 시한폭탄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사고가 나기 전에 어떻게든 뾰족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차라리 서로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교통흐름에 방해가 될지언정 예초작업 주변 차로를 임시로 통제하는 것은 어떨지 조심스럽게 제안해 봅니다.

며칠 전 새벽시간에 도로를 운전하다 간담이 서늘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어 정말 심각하게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포스팅으로 부각시켜보려 합니다.

영상 캡처 화면입니다. 차량을 운행했던 시간은 아침 7시 전후, 햇빛가리개를 내리고 운전을 했지만 워낙 아침 햇살이 강하여 시야 확보에 지장을 받을 때였습니다.

노동자들이 차량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도로변에서 예초작업을 하고 있다.

바로 이때, 도로 중앙선 부근에서 사람이 걸어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일어난 돌발 상황에 브레이크를 밟고 속도를 줄여 가까스로 현장을 지날 수 있었지만 간담이 서늘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새벽에 무슨 사람이 이곳에 있는 것일까, 가만 보니 도로 중앙선 화단에서 예초작업을 하는 인부들이었습니다. 예상컨대 뜨거운 불볕더위를 피해 비교적 서늘한 시간대인 새벽시간에 작업을 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로 작업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얼마 전, 서울 이촌 역사 창틀에서 청소노동자가 곡예 청소를 하는 것을 본 시민이 SNS에 알리면서 청소노동자의 위험한 현실이 세상에 알려져 많은 공분을 일으킨 사실을 기억하실 겁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자동차들이 씽씽 달리는 도로에서 무방비로 예초작업을 인부들도 알고 보면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도로의 화단이나 관광지 주변 도로 화단에서 예초작업을 하시는 분들, 간혹 봉사활동으로 이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지자체에서 개인 사업자에게 하도급을 줘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지자체 공공기관의 업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작업치고는 너무 안일하게 작업을 한다는 것입니다.

예초작업을 하는 현장을 잠깐 지켜봤습니다. 현장은 제한속도 80km로 자동차들이 비교적 빠르게 달리는 왕복 4차로의 도로입니다. 예초작업은 3~4명이 한조를 이뤄 한사람이 예초기로 풀을 깎아내면 나머지 인부들이 주변을 정리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잔풀들이나 자갈들이 주변 도로위로 파편처럼 튈 수밖에 없는데, 아무런 방호조치를 하지 않은 인부들이 차도위에서 정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과연 이렇게까지밖에 할 수 없는 것일까요.

우리가 도로 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다른 운전자에게 알리는 목적으로 사고 몇 미터 전방에 삼각대를 설치하기도 합니다. 제2의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지요. 예초작업현장에는 이렇게 기본적이 장치조차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근래 들어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되어 벌어지는 사고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사고가 발생하고 나면 예견된 사고니, 인재니 하면서 책임공방이 벌어지는 광경도 수차례 보아왔습니다.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더 큰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작업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돌발 상황을 피하지 못해 교통사로로 이어진다든지, 이로 인해 제2의, 제3의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고, 예초작업을 하는 노동자들 또한 차량들로부터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앞서도 제안했듯이 처음부터 안전하게 예초작업을 진행하는 구간차로에 한해 일정시간 차량을 통제한다든지, 예초작업 몇 미터 전후방에 예초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서행과 함께 각별한 주의를 해달라는 안내판을 세워두는 기본적인 장치는 있어야 할 것이라 봅니다. 사고 나기 전에 예방하는 길, 그게 최선 아닐까요?

/파르르(내가 숨쉬는 공간의 아름다움·http://jejui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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