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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조례, 주민도 제·개정·폐지 요구 가능

조례를 만드는 사람들 (1) 조례 발의 주체

이승환 기자 hwan@idomin.com 2013년 08월 20일 화요일

조례는 법령 범위에서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 제정한 법이다. 그리고 법은 우리 일상에 가장 강력하게 개입하는 장치이다. 하지만 그 장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기껏 쟁점이 되는 일부 조례만 언론에 노출되는 정도다. 대부분 조례는 본회의 의결 때만 겨우 이름을 드러낸다. 하지만 조례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조금만 들여다봐도 만만찮다. 조례마다 지닌 의미도 무겁다. 지난 2010년 8월 회기부터 2013년 7월 회기까지 경남도의회가 처리한 조례는 339건이다.

"와! 칼이네 칼! 물샐 틈이 없어."

한 기자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느는 것 같아요. 처음엔 허술했는데 지금은 끝내주네요."

다른 기자가 옆에서 거들었다. 이들은 경남도의회 3층 브리핑룸 창에서 주차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차장에는 경찰 버스가 촘촘하게 늘어서며 경남도의회 건물 입구를 막고 있었다. 2013년 6월 11일 도의회 브리핑룸에는 이른 아침부터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평소 의회 브리핑룸에 있는 기자는 3~5명 정도. 하지만, 이날 의회에 들어온 취재진은 50명을 웃돌았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면서 진주의료원 해산을 위한 절차로 의회에 제출한 '경상남도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처리될 예정이었다. 지난 4월 경남도가 발의하고 2개월 남짓 여야가 극단적으로 대치하며 처리하지 못한 조례안이다. 의회 밖 경찰 버스는 조례안 처리를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가 의회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자 차벽을 두르고 있었다.

   
  경남도의회 본회의장. /경남도민일보 DB  

"오늘은 처리가 되겠지요."

"여당 의지도 강력하고 의장도 버틸 만큼 버텼고 힘으로 밀어붙이면 야당이 막기는 버거울 것이고…."

의회사무처 직원과 기자들이 이날 본회의 전개 과정을 예상했다.

오후 2시 본회의장 입구에서부터 몸싸움은 시작됐다. 거친 몸싸움은 의장석으로 이어졌다. 김오영 의장은 새누리당 의원과 의회사무처 직원에 둘러싸여 본회의를 진행했다. 야당 의원은 회의 진행을 방해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본회의장 곳곳에서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압당한 야당 의원은 '날치기'라고 외쳤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9대 도의회 가결 조례 339건 = 2010년 8월 280회 회기부터 2013년 7월 309회 회기까지 도의회가 가결한 조례는 339건이다. 이 가운데 도지사가 발의한 조례안은 138건, 도교육감이 발의한 조례안은 53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도지사와 도교육감은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조례 발의권이 있다. 2013년 상반기 도의회를 뒤흔들었던 '진주의료원 조례 개정안'은 도지사 발의 조례안 138건 가운데 하나다. 즉 조례안 한 건으로 도의회가 마비되기도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 조례는 도민이 그 내용도 모른 채 도의회 의결을 거친 게 된다.

도의회 입법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도지사 발의 조례안은 해당 조례가 상위법을 위반하거나 행정 과정에서 조례를 고칠 이유가 있을 때 나오는 게 대부분"이라며 "진주의료원처럼 쟁점이 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경남도 발의 조례안은 해당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치면 본회의에서 의원 동의로 대부분 가결된다.

또 다른 조례 발의 주체로는 의회 상임위원회와 도의회 의장이 있다. 대부분 회기 내 의사 진행, 또는 도의회 운영과 관련된 내용이다. 경남도의회는 2012년 3월부터 6월까지 '조례정비 특별위원회'를 운영했는데 특별위원회가 주체로 발의한 법안이 39건이다. 위원회는 이 기간 현실에 맞지 않는 조례, 실효성이 없거나 활용되지 않는 조례, 유사한 조례 등을 손질했다.

당시 위원장을 맡은 조우성(새누리당·창원11) 의원은 "도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어쨌든 이름 그대로 조례 발의 주체로는 매우 특별한 경우다.

가장 중요한 조례 발의 주체는 당연히 도의원이다. 주민과 밀접한 조례 상당수는 의원 발의 조례안에서 나온다고 보면 된다. 도의원에게 조례 발의는 가장 중요한 권리이자 의무다. '의원 한 명이 입법기관'이라는 말은 그렇게 성립된다. 9대 경남도의회가 2010년부터 2013년 7월 현재 가결한 의원 발의 조례는 모두 93건이다.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조례 발의 주체는 바로 주민이다. 지방자치법 제15조는 주민이 지닌 조례 발의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남도는 '19세 이상 주민 총수의 100분의 1 이상' 연서로 도지사에게 조례 제정이나 개정, 폐지를 요구할 수 있다. 도지사는 절차에 문제가 없으면 60일 이내에 청구 내용을 지방의회로 넘겨야 하며 그 결과를 청구인 대표자에게 알려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남도에서 주민 발의로 이뤄진 조례는 없다.

앞으로 다룰 조례 발의 주체는 대부분 도의원이다. 발의 주체로서 위상과 조례안 내용이 지닌 차별성을 고려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도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은 어떤 과정을 거쳐 조례로 제정될까. 조례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면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경남도의회 입법정책담당관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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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환 기자
  • 2017년 1월부터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 일을 맡았습니다. 상담은 010-3593-5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