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현실과 맞닿아…보건의료노조 "관람 권유"

개봉 3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흥행몰이를 하는 영화 <감기>의 촬영지가 진주의료원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특히 묘하게도 영화 <감기> 내용과 진주의료원의 운명이 너무나 비슷한 점이 놀랍다.

진주의료원은 영화에서 감염내과 전문의 인해(수애 분)가 일하는 병원이자 첫 사망자가 발생한 곳이다. 감염속도 초당 3.4명, 시간당 2000명, 발병 후 36시간 내 사망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H5N1으로 인한 감염자가 속출하고 이 바이러스로 인해 아수라장이 펼쳐지는 곳이다.

실제 2009년에는 영화 <감기> 속 바이러스와 비슷한 신종플루가 전국을 휩쓸었다. 이때 수많은 병원들이 환자수가 줄어들까봐 신종플루 환자들을 외면했는데 진주의료원은 공공병원으로서 밤낮없이 신종플루 환자들을 돌보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19일 '<감기> 촬영지 진주의료원은 반드시 재개원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내고 "국가는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지킬 의무가 있다. 홍준표 도지사에게 영화 <감기>를 꼭 관람할 것을 권유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영화에서는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는 감기가 치사율 100%의 독감으로 국민들을 위기와 공포로 몰아넣는다. 진주의료원에서는 공공병원에서 흔한 적자를 이유로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이 내려졌다"면서 "분당 폐쇄 결정(=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주민 격리(=환자 강제 퇴원, 조합원 정리해고), 무선기지국 폐쇄(=강성·귀족노조 매도, 병원 출입금지, 상황실 폐쇄, 언론사 기자 2명에게 1억 원씩 손해배상청구) 등은 영화와 진주의료원이 너무나 비슷한 상황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영화에 나오는 지도자의 모습을 예로 들며, 홍 지사를 비판했다. 영화에서 대통령으로 나오는 차인표가 감염지인 분당에 폭탄을 투하하려는 움직임에 저항한 것과 달리,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조합원들과 환자를 외면하고 폐업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홍 지사는 영화 속에서 국민을 생각하는 멋진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각료와 국회의원을 닮았다"며 "자신이 살기 위해 진주의료원 직원과 환자들, 도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홍 지사의 모습은 참된 지도자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고 비난했다.

이어 "홍 지사가 영화 <감기>를 반드시 관람할 것을 권하며 영화를 통해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길 요청한다"며 "진주의료원은 단지 영화 <감기>의 촬영 장소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 '반드시 살아나가야 한다'는 영화의 광고처럼 홍 지사의 폐업조치라는 암흑 터널에서 반드시 살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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