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야 뭐하니] (12) 2013 경남의 제비 총 조사

지난 5월 13일부터 26일까지 '경남의 제비 총 조사'를 하였습니다. 정해진 기간 눈으로 제비를 관찰하여 어미 제비 수와 둥지 수, 둥지가 있는 곳의 주소를 조사지에 쓰는 것입니다. 작성한 조사지는 사진이나 이메일, 구글문서도구 등을 써서 모았습니다. 2주 동안 약 20명의 참가자가 거제·김해·밀양·진주·창원시, 의령·창녕군에서 제비를 조사하였습니다. 조사 결과 발견한 어미 제비 수는 모두 453마리입니다.

올해 처음 한 조사로는 괜찮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한계가 있어서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지 못했는데, 지역에서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였습니다. 각자 맡은 지역의 모든 곳을 조사하지는 못했지만, 올해에 조사를 시작했다는 데에 큰 뜻이 있습니다. 조사를 통해 모인 자료는 '2013 경남의 제비 총 조사 보고서'로 만들어 누구든지 나눌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조사 지역마다 제비 서식지도를 만들어 누구나 쉽게 지역의 제비 둥지를 찾을 수 있도록 해 두었습니다. 인터넷 지도 서비스를 이용한 제비 서식지도는 웹페이지 주소를 통해 접속할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 같은 휴대기기로도 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제비 서식지도를 볼 수 있는 웹 주소와 QR코드는 조사 사업을 담당하는 경남생명의숲 홈페이지에 탑재할 예정입니다.

   

올해 '경남의 제비 총 조사'에서는 특히 밀양 지역의 조사에 주목합니다. 모든 지역을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조사한 어미 제비 수가 284마리나 되었습니다. 이 조사는 밀성초등학교 김철록 선생님과 아들 김민재 학생(밀양중학교)이 함께한 것입니다. 삼랑진읍에서는 130마리의 어미 제비가 관찰되었는데, 조사 면적에 따른 서식밀도가 아주 높습니다. 또, 밀양 전체를 살펴보면 동쪽의 산지보다는 남쪽의 낙동강 둘레에서 서식 밀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비가 살기 위해서는 강 같은 습지가 둘레에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런 곳은 옛날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아주 알맞은 곳이 되고 있습니다.

'경남의 제비 총 조사'는 올해 2013년을 시작으로 매년 5월에 합니다. 조사가 계속 이어진다면 경남에 찾아오는 제비에 대한 좋은 자료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이웃 나라 일본의 이시카와현에서는 매년 5월 현내 모든 공립소학교 6학년 학생이 참가하는 '고향의 제비 총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42년째인데, 이제 제비가 현의 자연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었습니다. 주민들도 제비를 친근하게 여겨 아끼고 보호합니다. 42년 동안 조사가 이어지다 보니 부모와 자식이 대를 이어 조사에 참여하는 일도 많습니다. 경남에서도 이시카와현을 목표로 제비 조사를 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경남의 제비 총 조사' 활동에 더 많은 주민과 학생들이 참가하기를 바랍니다. 경남의 18개 시·군 가운데 제비가 가장 많이 찾아오는 곳은 어디일까요? 또,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경남으로 찾아오는 제비의 수가 얼마나 줄어들고 늘어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자료를 만들기를 원합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로 도우며 살아온 제비입니다. 우리 아이들 모두가 제비를 기억하고 어른이 되어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그대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박성현(창원 우산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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