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주말] (80) '더위와 전쟁' 백화점 옥상

이쯤 되면 '불볕더위와 전쟁'이라는 말이 엄살이 아니다. 태양은 세상을 바짝 말려버릴 듯 맹렬한 기세로 이글거린다.

더위를 식히는 그 어떤 방법도 찰나일 뿐 이내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대형 유통업체 옥상들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간단한 물놀이장은 물론 다양한 동물들을 전시해 놓았다. 삭막한 시멘트 위 세상이 자연 생태 학습장으로 변신한 곳도 있다.

가마솥더위 속 멀리 나갈 엄두가 안 난다면 가까운 대형 유통업체 옥상을 찾아가는 것도 또 다른 피서가 될 듯하다.

롯데백화점 창원점은 지난 2일 본관 6층 옥상광장에 미니 동물원과 곤충 체험장, 페달 보트 물놀이장을 오픈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본관 6층 옥상광장에 마련된 물놀이장.

토끼, 육지 거북이, 다람쥐, 슈가글라이더, 기니피그 등의 동물과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물방개 등 어린이들이 평소 집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동물과 곤충들을 만지고 관찰할 수 있게 해 놓은 것. 또한 동물과 곤충을 본 후, 페달 보트를 타며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페달 보트 물놀이장이 옥상에 문을 열었기 때문.

대동백화점 옥상에 가면 '대동철도 999'라 불리는 기차를 탈 수 있다. 지난 해 9월부터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를 위해 열차 운행을 하고 있다. 구매영수증만 보여주면 열차탑승권을 교환할 수 있다.

최근에는 날씨가 더워 정기적으로 운행하지 않지만, 백화점 측에 요청하면 언제든 열차를 탈 수 있다. 대동백화점은 고객 편의를 위해 1층 실외에 미니 풀장도 마련했다. 안전을 위해 직원 2명이 상주하고 간이 텐트로 탈의실까지 갖추었다.

대동백화점 관계자는 "미니풀장은 8월 말까지 운영하기로 되어 있으나 날씨를 봐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동백화점 1층에 마련된 미니 풀장.

창원 대우백화점 주차빌딩 9층 옥상에는 '별꽃 마루 생태습지공원'이 조성돼 있다. 밤에는 별을 보고 낮에는 꽃을 볼 수 있는 옥상공원이란 뜻이다. 수련과 창포 등 수생식물을 비롯해 우리 고유의 야생화와 관상목 유실수와 덩굴식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식물도감에서나 겨우 볼 수 있는 식물들도 눈에 띈다. 이와 함께 계류 연못과 어린이 관찰학습장, 쉼터 등이 마련돼 있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김해점은 지난 7월 리모델링을 이후 아이들의 시선을 더욱 사로잡는다. 곳곳에 귀여운 캐릭터들을 배치해 놓아 포토존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다 미니 동물원과 가야유물전시관 등 각종 테마 전시장을 갖췄다.

동물들도 힘든 여름을 나고 있겠지만 오전이나 느지막한 오후에 이곳을 찾는다면 토끼와 염소, 금계 등을 보다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다. 또 다른 옥상에는 김해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 신화 체험과 가야 고분 축조, 장례 문화, 선박 등 가야 역사를 알 수 있는 '가야유물전시관'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조금 멀리 눈을 두면 신세계 센텀시티 옥상은 더욱 드라마틱한 즐거움으로 변신했다. 지난달 5일 동물원(zoo)과 공룡의 시대인 쥐라기(Jurassic)를 합성한 '주라지 공원'이 문을 연 것. 공룡 모형과 해적선, 회전목마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설들이 있다. 부산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하늘공원은 뽀로로 세상이 펼쳐졌다. '뽀로로 10주년 기념 퍼레이드'가 진행중인데 130cm 높이의 뽀로로 캐릭터 50여개가 옥상 공원을 꽉 채웠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