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도시철도사업 이대로 괜찮나 (4) 총 사업비 대폭 증가 우려

창원도시철도 타당성 평가결과 총 사업비는 6931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설계단계를 거쳐 공사가 진행되면서 사업비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애초 예측과 차이가 크지 않다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대부분 대형건설사업은 착공 후 사업비가 대폭 증가하는 것이 거의 불문율이다. 시민·사회단체는 그 증가 폭에 주목하고 있다.

◇"세금 먹는 하마 될라" = 창원도시철도는 애초 경남도에서 사업을 계획할 당시 사업비를 1조 309억 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최적 대안을 다시 만들어 총사업비를 그 절반 수준인 6467억 원으로 잡아 경제성 분석을 했다. 이것이 창원도시철도 사업비의 기초가 된 것이다.

이처럼 창원도시철도는 효율적인 사업을 진행하고자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런 탓에 창원도시철도도 김해 경전철의 닮은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해 경전철은 애초 공사비가 7800억 원이었지만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1조 3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도시철도(노면전차)를 계획하고 있는 수원시는 6.1㎞ 건설에 1700억 원, ㎞당 278억 원의 사업비를 책정하고 있다. 창원 도시철도 1㎞당 226억 원과 비교하면 50억 원가량 차이가 난다. 이런 면에서 시민·사회단체는 사업비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

창원도시철도검증 시민대책위는 불종거리, 어시장 등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도로가 협소한 이곳으로 도시철도가 다니게 되면 교통혼잡이 불 보듯 뻔하고, 결국 상가와 건물을 사들여 도로를 확장해야 해 사업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로폭이 좁아 도시철도 개통때 혼란이 예상되는 불종거리. /박일호 기자

창원도시철도검증 시민대책위 허정도 정책위원은 "불종거리는 4차로의 좁은 길이라 도시철도가 단선으로 지나가더라도 코아양과 주변에 정류장이 만들어지면 두 차로를 차지하게 된다"며 "결국 두 차로만 일반 차량이 사용할 수 있는데 버스, 택시승객 승하차 하면서 한 차로씩을 점유하면 교통혼잡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시장은 불법 주정차 차량에다 어시장에 물건을 수송하는 차까지 있어 더 심각하다"며 "결국 차로를 확보하고자 어시장 일대 상가와 건물을 사들여 길을 넓히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사업비가 심하면 1조 원까지 증액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사업비가 증액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창원시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창원도시철도에 정부는 사업비 60%를 지원한다. 물론 물가상승분과 이자부분 등에서 사업비가 증가하는 만큼 같은 비율로 정부가 부담을 한다. 하지만 설계변경이 되면서 사업비가 증가하는 부분은 정부에서 부담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20% 사업비를 지원하는 경남도도 이와 같은 태도를 보일 것이 유력하다.

예를 들어 사업비가 7000억 원에서 설계변경으로 1조 원으로 증액된다면 증가액 3000억 원을 창원시는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물론 민자사업으로 진행된 김해 경전철과는 다르기에 MRG(최소수익보장)는 없다. 하지만 진해야구장, 마산해양신도시 등 대형 사업 진행 탓에 재정적인 여유가 없는 창원시는 결국 빚을 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원금과 이자를 갚으려면 결국 복지 등 다른 분야에 사용해야 할 예산을 줄여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도 있다.

◇"사업비 대폭 증가 없다" = 창원시 역시 사업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가 예측하는 것처럼 대규모는 아닐 것이라 해명하고 있다.

우선 기본계획, 예비 타당성 조사, 타당성 평가 과정에서 면밀하게 대안 노선 등을 점검해 대규모 설계변경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타당성 평가를 거쳤지만 이는 개략적인 사업비다. 기본설계, 실시설계를 거쳐 총사업비가 확정된다"며 "앞으로 7년 동안 당연히 사업비는 자연스럽게 인상될 수밖에 없지만 조금 상향될 뿐 대폭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에서 지적하는 불종거리, 어시장 혼잡도로 지역도 추가로 건물, 상가 등을 사들여 사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불종거리는 단선으로 지나며 다른 곳과 달리 차로 중앙에 승강장을 배치하지 않고 인도 양쪽으로 배치한다. 도시철도가 승강장에 대기하면서 교차하지 않아도 돼 교통혼잡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인도 폭이 줄지 않으며 인근 상가, 건물 매입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어시장은 불종거리보다 도로폭의 여유가 있어 버스, 택시승강장, 서비스 차량 정차지역 정리로 소통을 원활화할 수 있을 것으로 창원시는 보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타당성 용역에서 어시장, 불종거리 문제를 검토해서 노선계획을 마련했고, 설계단계에서도 교통혼잡 최소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앞으로 도시철도와 연계해 교통체계를 수립하고 승용차 감소 대안 등을 마련해 시행할 것이다. 시민사회단체가 예상하는 것처럼 대규모 설계변경과 사업비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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