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통합 창원시에서 난데없이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창원·마산을 분리하자는 소리가 난무하고 있다. 이 무슨 해괴한 발상인가.

오랫동안 애써서 이제 겨우 통합시켜 일 좀 제대로 해보려니까 뒷다리 잡고 한 치, 한 걸음도 못 가게 늘어지자는 발상이 아닌가.

마산 입장에서야 가고파의 고향 내 고장 마산의 명칭이 사라지고 정체성이 없어지니까 그 공허함이라든지 소외감이 드는 건 당연지사일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도시 변천사를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창원·마산을 통합시킨 것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그런데 난데없이 몇몇 정치인들이 자신의 지역구 지키기를 위한 것인지 자꾸만 향수가 그리운 것인지 마치 초등학생들처럼 투정만 부리고 있다.

통합 창원시의 근본취지는 도시의 균형발전에서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진통을 겪으며 어렵게 통합시켜놓고 이제 겨우 뭔가 일을 해보려는데 성질 급하게 몇몇 정치인들이 창원시가 그동안 마산시에 해준 게 뭐 있느냐며 다시 옛날로 돌아가자고 외친다.

오래전에 마산이 누려오던 공업도시의 면모와 화려했던 오동동·창동의 상권은 도시가 쇠퇴하면서 합성동으로 잠시 넘어오다가 이내 창원 중앙동과 상남동 일대에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다.

산업의 변천 과정도 일본인 사장이 대부분이었던 마산자유수출지역의 기업들은 경영진들의 자본철수로 줄줄이 문을 닫고 근로자들은 길거리로 쫓겨나지 않았던가. 마산에 공동화 현상이 온건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화려했던 섬유공장들도 하나 둘 자취를 감추었고 경공업 단순 업종에서 중공업으로 업종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모든 기업이 창원으로 이동하지 않았던가.

자연스럽게 창원시는 우리나라 기계공업의 일번지가 되었고 중화학공단 울산에 이어서 두 번째로 노동운동의 메카로서 자리매김하지 않았던가.

그런저런 변천 과정에서 마산은 갈데없는 빈촌 또는 반촌으로 전락되어 소외된 도시처럼 볼품없이 변해버린 것이다.

그 소외도 창원시의 밀집현상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면서 마산은 아사 직전까지 가지 않았던가.

이제 와 어렵게 통합시켜놓고 도시균형발전을 시작해보려니까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는 한심한 발상은 도대체 무언가.

나름대로 다 이유는 있을 수 있다. 균형발전 시키겠다고 마산의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내놓은 채 창원시에 고개 숙이고 악수한 지 몇 년이나 지났는데도 그동안 마산은 더 소외되지 않았는가 하고 할 말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자칫하면 정치적 계산에 의한 투정으로 비칠 수가 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경남도지사 선거 때도 현재 창원시장인 B 시장이 도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음에도 중앙 정치무대에서 난데없이 낙하산을 타고 나타난 H라는 분이 "촌놈들 너희가 양보해라"면서 마치 두꺼비가 파리 잡아먹듯 꿀꺽 집어삼키지 않았던가.

그 과정에서 마산으로 도청을 이전시키겠다 어쩐다 하는 공수레 공약들이 난무하지 않았던가. 그건 어디까지나 H라는 분께 따져야지 왜 엉뚱하게 창원시에다 물고 늘어지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발상이다.

도지사님이 내뱉은 말에 책임을 져 주십사고 읍소를 하든지 항의를 하든지 해야지 뚱딴지같이 통합 창원시를 깨부수자는 발상은 한심한 짓거리가 아닐 수 없다.

경우야 좀 다르겠지만, 오래전부터 진주시와 사천시를 통합하자 안 된다 하면서 예전의 창원·마산시가 해왔던 과정을 지금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진주시민이나 사천시민은 쌍수를 들고 대환영이다. 하지만 한심한 정치인들 때문에 지금껏 대통합을 하지 못하고 서로 답도 없는 논쟁만 하면서 변죽만 울리고 있다.

알고 보면 모든 게 정치인들 때문이다. 물론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놓고 싶은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한주먹거리도 안 되는 그 알량한 기득권을 과감히 내놓지 않는 이상엔 도시의 균형발전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게 다 인간들의 욕심 때문이다. 속이 시커먼 정치인들의 욕심 때문인 것이다. 그 욕심보를 잠시 잠깐만이라도 떼 놓았다가 일 좀 해놓은 후에 다시 붙이고 덤벼들면 안 되겠는지 한번 묻고 싶다.

"잠시만 내려놓을 수는 없겠는지."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