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핸드메이드 공방점 운영하는 이은숙 씨

인형 수십 점이 대여섯 평 공간을 사방으로 둘러싼 인형의 집.

이곳이 이은숙(35) 씨의 핸드 메이드 공방 '컨츄리 세상'이다.

이곳에서는 천으로 만드는 컨추리 인형과 양말로 만드는 양말인형, 반제품에 페인팅을 하는 톨 페인팅과 팬시 우드 등 수공예를 배우거나 완제품을 살 수 있다.

이은숙 씨가 예전 직장 동료 황정순(36) 씨와 함께 지난해 8월 중순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 2월 이은숙 씨와 황정순 씨는 우연히 마산합포구에 있던 공방에 들렀다가 예쁜 인형들에 반해 취미로 컨추리 공예를 시작했다. 주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었다. 인형, 커피함, 아기 약통, 사탕 바구니 등.

"만들다 보니 이게 또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밤에 잠도 안 자고 하게 돼요. 인형 개수가 늘어났고 우리도 자격증 따서 가게를 차려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이은숙(오른쪽) 씨가 수강생을 가르치고 있다.

두 사람은 6개월여 동안 관련 자격증 세 개를 취득했다. 그리고 의기투합해 공방을 열었다.

"둘 다 아이를 키우는 형편이라 혼자 가게를 하기에는 벅차요. 동업을 하면 아이들 키우는 데도 큰 무리가 없어서 함께하게 된 거죠."

이 씨는 자녀가 두 명, 황 씨는 세 명을 키우고 있다. 공방을 여는 데에는 남편들의 배려도 큰 힘이 됐다. 처음 공예를 배울 때에는 밤새워 무엇하느냐고 핀잔을 주던 남편이었지만 막상 가게를 열겠다니 일주일에 이틀 아이들을 맡아주기로 했다. 그 덕에 공방을 운영하는 것이 한결 수월해졌다.

공방을 열고 첫 수강생은 지인들이었다. 이 씨로부터 공예를 배운 이들이 SNS에 자신이 만든 인형 사진을 올렸고 이를 본 사람들이 다음 수강생이 되었다. 또 공방 앞을 오가던 사람들 가운데 관심을 둔 이들이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연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많은 사람이 찾고 있지는 않지만 배우러 오거나 제품을 구매하러 오는 사람들이 꾸준하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엄마와 함께 여름 방학 숙제로 양말인형을 만들러 온 초등학생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바느질에 열중했다. 컨추리 공예는 직접 손으로 바느질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니 손재주가 없으면 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지만 이 씨는 손사래를 쳤다.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더 예쁘게 만들고, 없는 사람이 만들면 제품이 안 예쁘고 그렇지는 않아요. 다만, 제품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를 뿐이에요."

수강 기간은 간단한 공예는 일주일에 세 번씩 2개월 정도, 긴 과정은 6개월까지 걸린다고 한다.

작은 제품이 2만~4만 원 하고 커다란 제품은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수제품 특성 탓에 공방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도 있다.

"가격대가 비싸다 보니 구매하기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수입이 들쑥날쑥해요. 또 신제품을 계속 만들어야 하니까… 남는 게 별로 없어요. 하지만 한두 해 하고 그만두려고 시작한 게 아니거든요. 여건이 받쳐주는 한 이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보람을 느끼는 때도 많다.

"팬시 우드는 아이들도 쉽게 할 수 있거든요. 한 학기에 한 번 정도 우리 집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체험을 시켜줘요. 한두 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 팬시 우드 체험을 시켜주면 아이들이 매우 좋아해요. 우리 집 아이도 친구들에게 뿌듯해하는 거 보면서 보람을 느껴요."

아이를 키우는 주부다운 말이다. 수공예는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도 좋고 집중력을 키우는 데도 으뜸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자격증 세 개로 공방 문을 연 이 씨와 황 씨는 1년이 지난 지금 자격증이 10여 개에 이른다.

"거창한 꿈을 가지고 시작한 일은 아니에요. 하다 보니 즐겁고 계속 만들고 싶어요. 또 지금 당장은 독자적인 제품을 만들 실력은 되지 않지만 시간이 흘러서 실력이 더 쌓였을 때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 그게 꿈이고 성공이겠죠. 도전하고 싶어요. '컨츄리 세상'만의 브랜드."

이 씨는 컨추리 공예에 관심을 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금액이 부담돼서 선뜻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해보면 금액이 든 만큼 또는 그 이상의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 일단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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