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주말] (80) 고성 당항포 요트체험과 야외풀장

기상청은 최고 기온이 이틀 이상 33도가 넘으면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폭염경보는 일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발령한다.

8월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일부 지역은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강화됐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덥겠다"는 뉴스 보도를 매일 접하며 한숨이 깊어진다.

"집 나가면 고생"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계절이지만 방학을 맞은 아이에게 별다른 추억 하나 만들어 주지 못한다면 숙제를 안한 듯 마음이 무거워질 듯.

고성 당항포에 야외 풀장이 개장했다. 일단 아이와 당항포로 떠난다면 실망할 일은 없다. 여름 바다는 물론, 공룡과 각종 박물관이 있기 때문.

야외풀장

당항포 야외풀장을 목적지로 정하고 떠났다. 당항포 야외풀장은 오는 18일까지(오전 10시∼오후 6시) 매일 운영된다.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를 피해 바다를 바라보며 수영도 즐기고 해상 체험도 즐길 참이다.

우선 오전에는 야외 풀장에서 맘껏 물놀이를 하기로 했다. 쏟아지는 햇살 아래로 야외풀장이 펼쳐져 있다.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당항포 입장료와 패키지로 이용하면 더 저렴하다. 50분 물놀이에 10분 휴식이다. 특별히 화려한 시설도, 스릴 넘치는 구불구불 미끄럼틀도 갖춰지지 않았지만 공간이 넓어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물놀이 하기에 좋다.

특히 먼발치에서 보이는 당항만의 절경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며 마치 바다에서 수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갈매기도 가끔 날아와 기분을 돋운다.

파워보트

오전부터 태양은 작열하지만 물속에서 첨벙대니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더위를 잊어보느니 물속을 누비고 다니는 것이 제대로 된 피서 아니겠는가.

한낮의 더위는 잠시 피했다. 이미 여리디 여린 아이의 피부는 제대로 방학을 즐긴 듯 구릿빛으로 변하고 있다.

느지막한 오후, 당항포 야외풀장과 인접한 당항포 '요트N스쿨'로 발걸음을 옮겼다. 크루저요트와 딩기요트, 윈드서핑, 파워보트, 카약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장비가 놓여 있다.

당항만은 파도가 적고 양식장과 어선들의 운항이 없어 해양레포츠를 즐기기에 적격이다. 당항포는 누구나 알 듯 이순신 장군이 좁은 해협을 이용해 적을 유인한 후 반격 작전을 벌여 승리한 당항포 해전이 있었던 곳이다.

아이와 함께 가족들이 타기에는 크루저요트가 적당하다. 미리 전화해서 강사와 시간을 맞춰 놓으면 기다릴 것 없이 곧바로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

크루저요트

구명조끼를 단단히 착용했다. 배의 가장 넓은 부위를 밟아 요트 위에 몸을 실었다. 요트 곳곳에 적당히 균형을 잡아 앉으면 된다.

성인 1만 원, 어린이 5000원이면 1시간 동안 발 아래 바다를 두고 해상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처음엔 동력을 이용해 바다 한가운데로 나갔다. 적당히 육지와 멀어지자 시동을 꺼버린다. 서브 세일(serve sail)을 펼쳤다. 이젠 오롯이 바람에 배를 맡긴다.

풍향을 이용해 수 차례 서브 세일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긴다.

바람을 이용해 요트 타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바람에 따라 요트가 기우뚱 기우뚱한다. 하지만 뒤집힐 염려는 없다.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실내도 마련돼 있다. 아이들이 그곳을 지나칠 리 없다. 처음엔 겁을 잔뜩 먹어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더니 어느새 요트 위로 올라가 바람을 맞는다.

딩기요트

그러기도 잠시, 실내로 들어가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시시덕거린다.

바닷바람은 끈적끈적하지만 찜찜함보다는 시원함을 보탠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고 했던가. 하루종일 바다와 함께 해도 지루하지 않은 여름의 한가운데를 제대로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당항포 요트N스쿨 주소는 고성군 회화면 당항만로 1116로 당항포관광지 내에 있다. 문의 yacht.goseong.go.kr, 055-673-5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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