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이성봉 창녕 따오기복원센터 주무관

"따오기가 우포늪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것을 하루 빨리 보고 싶습니다."

창녕군청에는 '따오기 아빠'로 불리는 공무원이 있다. 우포늪관리사업소 따오기복원센터에 근무하는 지방공업 6급 이성봉(45) 주무관이다.

지난 2008년 10월 중국의 따오기 한 쌍을 우포늪에 처음 들여와 따오기 복원 사업이 시작됐다. 그는 이때부터 실무자로 업무를 맡게 된 이후 지금까지 따오기 사육관련 업무를 맡아 지금은 베테랑 사육사가 됐다.

따오기는 1979년 1월 경기도 문산의 판문점 부근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이후 국내에서는 관찰된 적이 없는 황새목 저어샛과의 희귀조류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이성봉 주무관.

국내 최대의 내륙습지이며 람사르 등록습지인 우포늪을 낀 창녕군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따오기의 복원·증식을 통해 국제적 위상과 친환경 생태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높이고자 따오기 복원사업에 대한 의지를 갖추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08년 5월 27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시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따오기 1쌍 기증을 약속함에 따라 창녕군의 숙원이던 따오기복원사업이 우포늪에서 추진되게 됐다.

이에 따라 같은 해 8월 25일 청와대에서 당시 이병욱 환경부 차관과 중국 대표인 리위차이(LI YU CAI) 국가 임업국 부국장이 '중국 따오기 기증과 한·중 따오기 증식·복원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경남에서 개최된 람사르총회에 우포늪이 공식방문지로 선정되고 이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람사르총회 직전인 10월 17일 드디어 중국의 따오기 1쌍이 우포늪 주변 둔터마을에 준비된 사육시설로 들어오게 돼 복원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그는 특유의 적극적인 성격을 바탕으로 휴일이든 야간이든 가릴 것 없이 열정적으로 따오기 사육관리에 매달려 직원들 사이에서 언제부턴가 '따오기 아빠'로 통하게 됐다. 그 열정이 인정을 받아 지난 2010년 6급으로 승진도 했다.

새끼 따오기와 이 주무관.

그런데 승진을 하면 부서를 옮기는 게 관례인데 그는 그러지 못했다. 이미 따오기 사육 전문가가 된 그는 따오기복원센터에 꼭 필요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따오기담당 팀장으로 일하는 지금도 그는 멸종위기종 따오기의 성공적인 복원으로 우포늪에 따오기가 나는 그날을 생각하며 변함없는 열정을 쏟고 있다. 현재 우포늪의 따오기복원센터에는 당시의 1쌍으로 복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20여 마리의 따오기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그동안 안타까운 순간도 많이 있었다.

"열심히 보살펴 알을 낳았지만, 무정란이라 부화하지 못한 것도 있었고, 부화에 성공해 애지중지 키운 따오기가 죽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한국에서 난 따오기 부부가 부모가 되는 뜻깊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 부화는 순수 국내 사육사들의 복원 기술로 짝을 맺어 부화에 성공한 경우라 의미가 큽니다."

다소미·따루 부부는 2008년 10월에 중국 섬서성 양현에서 들여온 양저우·룽팅 부부에서 태어난 따오기로, 2011년 9월 짝을 맺어 2012년 6개의 알을 낳았으나 모두 무정란이어서 부화를 못했다. 또 올해 첫 산란에서 6개의 알을 낳았지만, 첫 번째 알은 무정란이었고, 두 번째 알이 결국 부화에 성공했다.

"초기에 1쌍을 들여와 사육을 시작할 때에는 중국의 사육사들이 와서 사육을 도왔으나 지금은 사육기술이 대등한 수준으로 향상돼 자체 기술력으로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중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따오기를 복원한 나라가 됐죠. 감개무량합니다."

그는 요즘 또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하다.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 시 한중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 간에 '따오기 보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중국이 한국에 수컷 따오기 2마리를 기증하고 멸종위기종 따오기 복원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남들은 휴가로 바쁜 8월 초 그는 오는 10월로 계획하고 있는 수컷 2마리를 맞이하기 위한 실무 준비를 위해 환경부, 경남도 관계자와 함께 중국에 갔다.

이 주무관은 "앞으로 2~3년 후 따오기 개체수가 40~50마리로 늘어나면 그중 일부를 국민이 볼 수 있도록 하고, 4~5년 후 100마리 정도로 증식되면 그중 20~30마리를 우포늪에 날린다는 야심 찬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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