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유역에 발생한 녹조를 두고 말이 많다. 논란의 핵심은 4대강 사업에서 먹는 물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지인들에게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녹조가 심한 원수를 정수한 수돗물을 먹어도 안전하냐는 물음이다. 물어보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은 다른 시민들도 이 문제를 두고 불안해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고민 끝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을 하지만 물음은 다시 꼬리를 문다. "언론보도를 보면 걱정이 된다. 그래도 믿을 수 있나?" 또는 "그럼 정수기를 한번 거친 물은 괜찮나?" 등으로 이어진다. 다시 괜찮을 것이라 얼버무리지만 이럴 때 논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어 갑갑하다. 논란 중인 정보를 두고 왜 괜찮은지 왜 나쁜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믿고 물었는데 고민 해결을 못 해줘 미안하고 쑥스럽다.

물론 이 문제를 두고 언론의 지속적인 취재도 뒤따를 것이다. 하지만 논란은 짧은 시간에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정부의 신뢰가 무너진 탓이다.

그동안 정부는 정보를 숨기거나 국민을 속이며 4대강 사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환경단체는 수질문제를 비롯해 많은 문제를 제기했고 대부분 현실이 됐다. 하지만 정부는 "괜찮다. 괜찮을 것이다"고 말하며 국민을 기만했다.

녹조로 수질문제가 생기니 역시 정부는 "괜찮다. 괜찮을 것이다"는 똑같은 답만 하고 있다. 양치기 소년 같은 정부의 말을 이제 그대로 믿을 국민은 없다. 정부의 잘못이 부메랑처럼 불신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현재 상황과 꼭 들어맞은 4자 성어가 있다. '자업자득'과 '결자해지'다. 지금 정부에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정부는 수질에는 문제없다는 말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신뢰할 만한 근본적인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녹조는 지난해에도 생겼고 올해도, 그리고 내년에도 생길 것이다. 정부는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까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녹조가 생기지 않도록 할 방법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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