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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가 이어준 한일 초등생들의 인연

[제비야 뭐하니] (10) 제비로 만나는 인연

박성현(창원 우산초등학교 교사) webmaster@idomin.com 2013년 08월 06일 화요일

7월 30일부터 2박3일 동안 창원 우산초등학교에서 한·일 여름 제비 캠프가 열렸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제비 관찰 활동에 참가했던 초등학교 학생들이 교류하는 활동입니다. 일본에서는 이시카와현 공립소학교 여덟 곳의 학생 19명과 교사 네 명, 인솔자 세 명이 참가하였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학생 아홉 명이 각자 사는 지역에서 제비를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고, 함께 우산초교가 있는 고현마을의 제비 서식 현장을 살펴보았습니다. 나라는 다르지만, 제비가 사는 모습은 거의 같았습니다. 제비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아이들이 서로 즐겁게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제비가 이어주는 인연입니다.

캠프를 통해 이어진 인연이 또 있습니다.

   
  재일교포 노인이 일본 아이들 편으로 보낸 편지와 사진.  

1934년 의령군 궁류면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게 된 재일교포 노인이 보낸 편지를 일본 아이들이 한국으로 가지고 온 것입니다. 지역 신문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제비 교류 활동을 알게 된 노인이 편지를 써서 제비 사진 몇 장과 함께 보냈습니다. 일본 아이에게 건네받은 편지를 읽을 때는 캠프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마음에 따뜻한 무엇인가가 전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올해 처음 열린 제비 캠프는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일본 이시카와현이 함께 이끌어갑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매년 여름 열릴 계획입니다. 이번 캠프를 마치면서 내년에 이시카와현에서 꼭 다시 만나기를 약속했습니다.

학교 둘레 마을에 찾아오는 제비를 관찰하고 탐구하는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기르고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계속 이어질 한일 제비 캠프 활동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아이들이 서로의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자연 환경을 아끼려는 고운 마음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보이지도 않는 국경선은 사람이 임의로 그어놓은 것일 뿐입니다. 하나뿐인 지구에서 생물이 어울려 살아가는 데 구분선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제비를 통해 더 많은 인연이 만들어지고 지속하기를 바랍니다.

※재일교포 노인이 보낸 편지 전문

(박성현 번역·재구성)

안녕하십니까? 저는 조류 사진 촬영을 취미로 여생을 보내는 노인입니다. 1934년 경남 의령군 궁류면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일본 가나자와로 오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후코쿠신문(北國新聞) 기사를 통해 고향의 아이들과 일본 아이들이 제비 관찰 활동으로 교류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름에 일본 아이들이 한국을 방문한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기억나는 것은 없지만 젊은 시절 몇 번 다녀왔던 고향의 모습을 떠올리며 한동안 감회에 젖었습니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아이들 편으로 사진 몇 장을 보냅니다. 이시카와현 하쿠산과 헤구라지마에서 촬영한 제비 사진입니다. 이 가운데는 조류 연구자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흰털발제비 사진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950년 경기도 일산에서 번식한 기록이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과 시기에 드물게 관찰되는 새입니다. 물론 일본에서도 드물게 관찰되는 제비입니다. 아이들의 제비 관찰 활동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새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은 평화를 사랑하고 자애의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열심히 공부하여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사람이 될 것을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5월

이국 땅에서 남은 여생을 사는 재일교포 노인

/박성현(창원 우산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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