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녹조 인한 수질관리 민관대책위 구성 촉구…식수 고도처리도 "우려"

환경단체가 낙동강 전역에 심한 녹조가 발생한 데 대해 물 정체 원인인 보를 철거하고 수질관리를 위한 민관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낙동강유역환경청은 30일 조류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31일 '정수장 운영·관리협의회'를 열고 수질과 먹는 물 공급을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근본대책 촉구 = '4대강 사업진실 규명 및 책임자 처벌 낙동강지키기 경남시민행동'은 31일 성명을 통해 "경남도민 식수원 낙동강 전역이 녹조범벅이다. 당장 보 철거가 어렵다면 수문이라도 열어라"고 밝혔다. 수문이 닫혀 있는 창녕함안보는 수문(5m) 위로 강물(수위 5.2m)이 자연 방류되고 있다.

경남시민행동은 지난 6월 녹조대란 우려를 제기하며 요구했던 낙동강 수질관리를 위한 민관대책위 구성을 재차 촉구했다. 또 지난해와 달리 올해 녹조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조류경보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8·29일 이틀간 소나기가 내리고 30일 조사 당일 날씨가 흐렸는데도 함안보와 합천보 상류까지 강 전체에 녹조가 피었다. 지난해 물살이 급해 녹조가 생기지 않았던 임해진에서도 녹조가 양측 면에 핀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관리 역시 조류차단시설과 약품처리로 눈앞에 닥친 앞가림하기에 급급하며, 썩은 물 가둬두는 일에 22조 혈세를 붓고도 조류를 막으려고 또 혈세를 붓는 짓을 계속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며 보 철거를 강조했다.

◇안전한 물공급 대책회의 = 낙동강 전역에 녹조가 발생하고, 창녕함안보 구간에 조류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낙동강환경청은 31일 정수장 운영·관리 협의회를 열었다. 이날 대책회의에는 낙동강환경청과 대구환경청, 낙동강물환경연구소, 경남도를 비롯한 낙동강 유역 부산시·대구시·경북도 등 광역자치단체와 구미시·창원시·김해시 상수도사업부서,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부산지역본부와 구미권관리단 수도운영팀이 참석했다.

각 기관은 조류경보 발령에 따라 매주 두 차례씩 강물과 정수한 물 수질 측정을 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특히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LR 측정을 매일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낙동강 보 대표지점 수질측정(29일 기준)을 한 결과 창녕합천보(클로로필-a 농도 67.8㎎/㎥, 남조류 개체수 ㎖당 1만 7416개)·합천창녕보(46.4, 1만 8672개)는 모두 조류경보 기준치를 넘었으며, 달성보·강정고령보·칠곡보도 남조류 개체수가 5000개를 넘었다.

◇고도처리 vs 식수 불안 = 경북·대구·경남·부산지역 낙동강 본류에는 취수장 18곳, 정수장 21곳이 있다. 이중 경남지역에는 함안 칠서, 창원 반송·석동, 김해 삼계·명동, 양산 웅상·범어·신도시 정수장 8곳과 함안·창원 등에 강변여과시설 4곳 등이 먹는 물을 공급하고 있다. 도내 정수장은 모두 활성탄 등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공이 관리하는 창원 본포취수장은 낙동강 물을 창원공단, 반송정수장·석동정수장 등을 통해 창원·진해지역 식수로 보내고 있으며, 창원시가 관리하는 함안칠서정수장은 마산과 함안지역에 먹는 물을 공급한다.

낙동강환경청과 수자원공사는 녹조가 발생했지만 고도정수처리를 통해 먹는 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수공 경남부산지역본부는 "조류경보 발령에 따른 사전 준비체계를 구축해 조류발생 억제와 방제,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준비를 했다"며 "최첨단 조류독소물질 분석장치를 도입해 수돗물에서 조류에 의한 냄새물질과 조류독소물질에 대한 수질검사를 거쳐 수돗물 안전성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공은 조류제거를 위한 다기능 조류제거선으로 황토 등 조류제거물질을 뿌릴 계획이다. 수공은 "낙동강 녹조 띠 제거를 위해 수류분사확산장치와 조류유입방지막을 설치해 조류유입을 최소화하고, 정수장에서 입상활성탄흡착 등 고도정수처리시스템을 운영해 맛과 냄새물질을 처리해 조류로부터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녹조 발생에 따른 식수 안전성이 우려스럽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남시민행동은 "본포취수장에 오탁방지막을 설치해뒀지만 그대로 취수구 입구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며 "고도정수처리시설로 남조류를 처리한다해도 고도처리라는 것이 결국에는 화학약품을 과다 사용해 식수로 보내지는 것인데 과연 식수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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