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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사랑은 서로에 대한 책임감이란다"

[가족인터뷰]아들 김유신이 쓰는 부모님 김경태·정근희 이야기

김유신 객원기자 webmaster@idomin.com 2013년 07월 31일 수요일

누구나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상상이 있다. 바로 자신이 짝사랑하고 좋아하던 이성 친구와 결혼까지 하는 상상을 말이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하는 걸까? 그건 바로 나 김유신(24·대학생)의 아빠 김경태(49·체육교사)·엄마 정근희(49) 씨가 학창시절에 만나 결혼까지 했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중학교 때 친구로 시작해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연인이 되었고 결혼까지 했다. 서로 옛 시간을 회상하면서 어릴 때 친구로 시작해 연인으로까지 발전한 옛이야기를 꺼내놓으신다. 그럴 때면 나는 너무나도 부러워 배가 아파진다. 아들로서 가장 궁금한 것이 부모님의 만남과 결혼까지 이야기 아니겠는가? 그러하기에 그 옛 추억 속으로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중학교 때부터 알게 되었잖아요. 어떻게 해서 만남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아빠) "중학교 2학년 때 축구 시합이 있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경기가 취소되고 친구들과 우르르 빵집에 몰려갔지. 그때 엄마를 처음 보게 되었고 '한눈에 반한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어."

(엄마) "처음에 아빠가 누군지도 몰랐어.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서 아빠와 엄마가 사귄다고 소문이 나서 나는 미치고 팔짝 뛰었지. 얼굴도 모르는 애랑 사귄다는 소문이 나서 학교에 가기 싫을 정도였어."

   
  브루나이 여행을 떠난 부모님.  

-그렇다면 그렇게 소문난 거는 아빠 계략이 아니었는지?

(아빠) "절대 그런 일은 없어. 나도 모르는 일이었어."

(엄마) "글쎄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거지!"

-그럼 소문나고 나서는 어떻게 되었어요?

(엄마) "그때 며칠 지나고 나서 친구 재촉으로 서로 만나게 되었어. 처음엔 어떤 놈인지 얼굴을 보려고 갔는데 나름 귀엽게 생긴 거야. 그래서 이야기하면서 차근차근 친구로 발전해서 사귀게 되었지."

-그렇다면 그때부터 아무 문제 없이 결혼까지 이어지게 된 거예요?

(아빠) "그대로 결혼했으면 솔직히 여러 가지 추억도 이렇게까지 오래 남지 않았겠지. 사실은 한번은 헤어졌었어. 왜 헤어졌냐면…."

(엄마) "그 일은 내가 말하는 게 나을 것 같네. 그때가 고3이었고 진학시기였어. 그때 너희 아빠는 축구 특기생으로 대학교에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등록금을 전혀 내지 않아도 됐거든. 나한테 너희 아빠가 '내가 집에서 지원받은 금액으로 학비를 내줄게. 그러니 같은 대학에 가서 공부하자'라고 하는 거야. 집안 형편 때문에 남자친구한테 이런 말까지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자존심이 너무 상해 그때 이후로 꼴도 보기 싫어서 엄마가 잠수를 탔지. 그래서 몇 년 동안은 헤어지게 되었어. 그때 생각하면 왜 그렇게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했는지…."

-그럼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된 거예요?

(엄마) "헤어져 있는 동안 아빠로부터 모두 세 번의 편지가 왔어. 첫 번째 편지는 크리스마스 때 '잘 지내니? 보고 싶다' 그런 내용이었어. 두 번째는 사귈 때 편지나 사진을 모두 보내 달라고 하는 협박(?) 편지였어. 나는 헤어질 때 불태워 버려서 없었거든. 그래서 '에라~ 몰라'라고 생각했지. 세 번째는 '우리 다시 한 번 잘해 보지 않을래? 사귈래?'라는 내용이었어. 결과적으로는 나는 편지를 세 번 받고 한 번도 답장하지 않았어."

-잠시만, 잠시만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궁금한 게 있는데요. 아빠는 두 번째 편지 보낼 때 왜 사진과 편지를 돌려달라고 한 거예요? 그리고 엄마는 왜 답장을 하지 않았어요?

(엄마) "사실 그때 엄마 아빠 둘 다 사귀고 있던 다른 이성 친구가 있었거든. 그래서 그랬고, 다시 볼 면목도 안 섰고…."

-그렇다면 아빠는 사귀고 있던 여성 때문에 편지와 사진을 다시 돌려달라고 하는 편지를 쓴 거네요?

(아빠·엄마는 서로 웃으면서 그런 건 아니라고 하신다. 무엇인가 둘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 있는 듯하다. 궁금하지만 가르쳐줄 것 같지 않아서 패스~)

-그래서 어떻게 직접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엄마) "내가 그때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친구가 축구 시합을 보자고 계속 이야기하는 거야. 그래서 처음엔 싫다 싫다 하다가 친구 고집에 못 이겨서 가게 되었는데 그때 너희 아빠가 시합하고 있는 거야. 그래서 다시 3년 만에 대면하게 되었지."

-그러면 그 친구랑 아빠가 서로 계획을 짰던 거 아니에요?

(엄마) "아니. 그 친구랑 아빠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기에 인연이라는 게 있긴 있구나라고 생각했지."

(아빠) "그래서 그 날 서로 이야기하면서 다시 사귀자고 했어. 아빠가 엄마를 항상 못 잊고 그리워했었거든."

-사귀고 있던 이성 친구들이 있었다 했는데 그러면 어떻게 되었는데요?

(아빠·엄마)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각자 헤어지고 정리를 했지."

-그럼 결혼은 언제 생각하게 된 거예요?

(엄마) "너희 아빠가 중고등학교 시절 사귈 때부터 '결혼할 거다, 같이 살 거다' 이런 말을 많이 했거든. 그때는 결혼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다시 만나게 됐을 때 '이 사람이 날 계속 그리워했구나'라는 생각을 했지. 특히 그때 아빠가 상당히 남성스러워졌단 말이지. 그리고 또 나에게 없는 모습, 예를 들어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리더 역할을 하는 모습에서 다시 보게 되었지. 그러면서 결혼까지 생각하게 된 거야."

-그럼 아빠는 어릴 적 소원을 결국에는 이룬 거네요?

(아빠) "이야기가 그렇게 되나. 하하하."

-그러면 지금에 이르러서는 이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엄마) "결국에는 서로 결혼할 인연이었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두 분이 가진 노하우(?)로 저에게 결혼에 대한 조언 좀 해주세요.

(엄마) "처음에는 사랑으로 시작하지만 이후에는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서로 이해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같이 손을 잡고 역경을 이겨 내는 게 진정한 결혼이고 부부 예의가 아닐까? 그리고 끝까지 자신을 사랑해주고 믿어주는 사람을 사귀었으면 좋겠어. 지금 사귀고 있는 사람 없어?"

-음…. 그럼 가족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언제나 친구 같은 우리 엄마·아빠! 인터뷰 내내 서로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맞장구도 치고 '그땐 그랬지'라면서 하하 호호 웃는 우리 엄마·아빠. 이외에도 다양한 에피소드와 숨겨진 이야기가 많지만 그 내용을 한 번에 담아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인터뷰라는 생각보다는 가족 서로에게 큰 웃음과 행복을 주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우리 엄마·아빠 아주 많이 사랑해요!

/김유신 객원기자

경남건강가정지원센터-경남도민일보 공동기획으로 가족 이야기를 싣습니다. '건강한 가족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취지로 마련한 이 지면에 참여하고 싶은 분은 남석형 (010-3597-1595) 기자에게 연락해주십시오. 원고 보내실 곳 : nam@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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