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비 적게 내려 조류 증가 추세

낙동강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짙은 녹조가 퍼지고 있다.

경북지역 낙동강 강정고령보 인근에는 이달 중순부터 발생한 녹조가 번지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7일 강정고령보 현장조사에서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상류와 달리 하류인 경남지역 낙동강 구간에서는 심각한 녹조현상이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남조류가 최근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장하나 국회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4대강 보 구간 조류 농도 및 유해 남조류 현황'을 보면 창녕함안보 남조류세포수는 7월 넷째주 ㎖당 최고 5016개로 조사됐다. 이는 셋째주(400개)보다 10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또 셋째주 구미보에서는 최고 7362개로 나타났다.

강정고령보 인근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현상. /대구환경운동연합

남조류 등의 대량번식으로 생기는 녹조현상은 인·질소 등 영양염류와 햇빛·수온, 물 흐름 등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 특히 남조류에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나온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강물 표면에 마치 녹색 페인트를 풀어놓은 듯한 심각한 녹조현상이 낙동강에서 점차 확산하고 있다"며 "지난해 여름에 이어 올여름 또다시 낙동강 중류까지 발생한 녹조는 4대 강 사업에 따른 하천환경의 급격한 변화, 즉 거대한 보로 막혀 일어나는 수질악화 현상이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녹조를 막으려면 물길을 막은 보를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조사를 했던 정수근 생태보전국장은 "영양염류가 유입되는 지천과 본류가 만나는 곳에 녹조현상이 심각한데 비가 내리지 않으면 낙동강 전역에 본격적으로 '녹조라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번 주 채수한 낙동강 물 분석결과를 보고 남조류 세포 수가 계속 높게 나오면 조류경보를 할 계획이다. 함안보, 칠곡보, 고령보 등 3곳에 시범 운영 중인 조류경보제는 2회 연속 남조류 세포가 5000개를 넘어서면 발령된다.

강정고령보 인근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현상.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환경청 수생태관리과는 "최근 폭염에 장마인데도 비가 오지 않고, 보에 따른 물 정체로 조류가 증가하고 있다"며 "낙동강물환경연구소가 오늘 채수를 했는데 결과를 보고 기준 수치 이상 나오면 조류경보를 발령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류경보가 발령되면 하수처리시설의 인 방류 수치를 낮추는 등 오염원 관리를 강화하게 된다. 낙동강환경청 상수원관리과는 "마이크로시스티스는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다. 녹조가 발생하더라도 경남지역 정수장은 고도처리시설이 돼 있어 먹는 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강정고령보 인근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현상. /대구환경운동연합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