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에 쪄내는 대나무통밥 ‘일품’

예부터 대나무는 선비정신의 상징이었다. 선비들은 아마도 하늘을 향해 길고 곧게 뻗은 것이 사시사철 푸르기까지 해서 그 올곧음을 본받으려 했던 것이리라.

하지만 정작 대나무가 오래 전부터 영양가 있는 먹거리로 조상들의 삶과 함께 해왔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6세기 초 중국 양나라 때 학자 도홍경이 약초의 효능을 정리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대나무의 효능이 적혀있는 것으로 봐도 오래 전부터 먹거리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이 책에는 대나무가 해열과 숙취해독.당뇨병.고혈압.노화방지는 물론 폐렴과 기관지염에도 좋다고 적혀있다. 최근에는 대나무잎이 다이어트에 좋다해서 젊은 여성들이 차를 끓여 먹기도 한다.

죽순을 이용한 볶음이나 장아찌는 물론이고 죽순회는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진 먹거리다. 게다가 대나무에 밥을 넣어 삶아낸 것이나 닭을 대나무통에 넣어 쪄낸 대나무통삼계탕도 영양가와 맛이 뛰어나 찾는 이들이 많다.

창원시 북면에 있는 장독마을(대표 권수열)은 대나무를 이용해 요리를 만드는 대나무전문음식점이다. 장독마을은 창원 소답동에서 북면으로 가다 마금산온천을 1㎞쯤 앞두고 칠북으로 빠지는 길에 신촌주유소가 있는데 바로 그 옆에 자리잡고 있다. 길가에서 봐도 장독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장독마을에서 내놓는 먹거리는 대나무통밥(7000원)과 대나무통삼계탕(1만원).대나무속의 장어백숙(1만5000원)과 여름철에 먹을 수 있는 대나무잎냉면(5000원), 그리고 토끼버섯전골(3만원)까지 여러 가지다.

2년 된 굵은 대나무를 한마디씩 잘라 그 속에 쌀과 찹쌀.흑미.조를 넣고 여기다 대추와.밤.은행.잣.검정콩.대나무잎 등 10여가지를 넣고 가마솥에 쪄내는 대나무통밥은 대나무 특유의 향과 차진 잡곡밥이 어우러져 감칠맛을 낸다.

여기다 뚝배기와 비지장은 물론 갖은 밑반찬과 시래기국까지 곁들이면 그 맛이 일품이다.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물은 대나무잎을 삶은 것으로 쓰고 간을 할 때는 죽염을 쓰는데다가 밑반찬 그릇도 흙으로 빚은 것으로 내는 덕분에 맛은 물론 눈요기까지 된다.

대나무통장어백숙은 장어를 대나무통에 넣고 몇 시간을 고아내 그 속에 고인 액으로 죽을 쑤는데 녹두와 멥쌀 등 10여가지 재료가 어우러져 보양식으로 그만이다. 대나무통삼계탕도 생대나무와 여러 가지 한약재를 넣고 가마솥에서 끓여낸 육수와 영계가 대나무통에서 다시 끓여져 신통한 맛을 낸다.

그밖에 장독마을에서는 토끼버섯전골을 내놓는데 지방질과 콜레스테롤이 적은 토끼육회와 무와 파.마늘.고추장 등 갖가지 양념과 버섯.미나리 등 야채가 곁들여진 전골은 미용에도 좋아 여성손님들에게 인기란다. 전골은 또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장독마을에서는 자주 들르는 손님에게 대나무통에 꽃나무를 심어 주기도 하고 연필통이나 화분으로 쓸 수 있는 대나무통을 챙겨준다. (055)299-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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