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다. 원전에서 누출되어 나오는 방사성 요오드는 인체 내로 들어올 때 갑상선에 축적되며 그 양이 일정한 수준을 넘으면 갑상선암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당시 갑상선암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많았다.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07년 우리나라에선 연평균 16만여 건의 암이 발생했는데, 그 중 갑상선암은 남녀를 합쳐 연평균 2만 1000여 건 발생했다. 전체 암 발생 비율의 13.1%로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 중 여성은 연 평균 1만 8000여 건으로 유방암과 위암을 제치고 전체 여성 암 중 제일 많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갑상선암은 어떠한 질환일까?

갑상선은 우리 몸의 성장과 발육, 몸의 대사 과정을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생산하고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으로, 목의 중앙 아랫부분에 있지만 손으로 만져지지는 않는다. 갑상선암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발생하지만, 요오드 섭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태 후 방사능에 노출된 어린이들의 갑상선암 발생 빈도는 타지역보다 30배에서 100배 높았다.

가족력과도 관계가 있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35%는 유전적 요인이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갑상선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목의 중앙 아랫부분에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아오는 일도 있지만,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으로 인해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진단은 경부 초음파 검사와 필요한 경우 간단한 조직검사만으로 가능하다. 조직검사는 초음파를 보면서 암으로 의심되는 부위의 조직을 채취하는데 채혈 주삿바늘보다 작은 미세 침을 이용하기 때문에 통증은 거의 없으며, 검사 시간도 수 분 이내로 짧다.

갑상선암은 기원하는 암세포에 따라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역형성암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유두암과 여포암은 암의 진행 속도가 느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예후가 좋지만, 수질암과 역형성암은 치료 성적이 좋지 않다. 특히 역형성암은 아직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며, 보통 진단받은 후 1년 이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수질암과 역형성암의 비율은 더 낮고, 치료 성적이 좋은 유두암의 비율이 훨씬 더 높다.

일단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았으면 수술을 해야 한다. 다른 암과는 달리 수술 없이 항암치료와 같은 약물요법만 할 수는 없다.

암의 성질과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의 범위를 정하고,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필요하면 갑상선 요오드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갑상선 요오드 치료는 수술 후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종양을 파괴하는 것이다. 수술 4~6주 후에 대량의 요오드를 투여하여 암의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최근에는 학회 차원에서 갑상선 정기검진을 권유하고 있다. 비록 다른 부위에 비해 치료 성적이 좋지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암이 진행된 경우는 예후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암의 조기 진단과 함께 될 수 있으면 빠른 기간 내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박기철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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