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자동차정비사 김진우 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자동차에 관한 궁금증과 걱정을 해결해드립니다."

자동차정비사 김진우(41·사진) 씨는 자기 이름을 건 자동차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18-13번지. 그는 '진우자동차정비'로 창원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서 17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켰다.

어릴 적부터 고장 난 녹음기와 손전등은 모두 그의 차지였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녹음기를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데 푹 빠져 지냈다.

"마산공고에 잘 들어갔죠. 고등학교 가서는 늘 5등 안에 들었어요. 중학교 때 머리 싸매는 공부는 참 적성에 맞지 않아 늘 꽁무니였는데 고등학교 가서는 기계를 다루는 실습 시간을 항상 기다렸어요. 제 자랑이 아니라 기계 공작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어요. 제 손에 딱 맞는 일거리를 찾은 거죠."

   

진우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대에 갔고, 졸업하면서 따 놓은 자동차정비기능 자격증으로 운전병을 지원했다. 군대에 있는 동안에 뭐든 한 가지는 배워서 나오겠다는 결심을 했던 그는 자동차정비 기술을 익히면서 차를 고치는 일로 먹고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제대를 하고서 곧장 창원의 한 자동차정비공장에 들어가 3년 정도 일을 배운 뒤 지금의 정비소를 차렸다.

"여느 기계와 비교해 차는 하나의 완성체이죠. 고장 난 부분을 고치면 전체가 움직여서 조화롭게 굴러가잖아요. 사람 고치는 의사가 있다면 저는 차 고치는 의사라 생각해요. 사람도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예방이 중요하듯 차도 미리미리 점검하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바로 정비소를 찾는 게 안전하게 차를 타는 비결이라 봅니다."

진우 씨는 "차를 고치는 일은 사람에게 신뢰를 얻는 일"이라며 고객 장부에 등록된 6000여 명이 지금까지 일해온 결과라 말했다. 결국 자신이 고친 것은 자동차이지만 그 차를 타는 것은 사람이기에 고객이 만족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면 "최소한 비용으로 최대 기술을 보답해야 다시 찾는 법"이라고 그는 힘주어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소속인 그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대기업이 자동차정비업종에 들어와 골목 상권을 장악해 순정부품이라는 이름을 붙여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규모 자동차정비업체들이 시장에서 많이 밀려난 게 현실이다. 이에 자동차정비조합은 '카포스'라는 브랜드를 함께 내걸고 대기업에 맞서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다.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은 무조건 새 제품으로 교환한다는 인식부터 바꾸면 돼요. 고쳐 쓰면 얼마든지 다시 쓸 수 있는 부품이 있어요. 우리 조합에서는 재제조품을 사용해 90% 이상 성능을 보이고 금액은 반값으로 절감해 고객들 만족감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지요. 우리가 대기업에 밀리지 않는다는 건 소비자단체가 조사한 결과 입증되기도 해 언론에도 났고요."

지난 1월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조사한 '자동차부품 가격 및 품질 안정화를 위한 가격조사와 소비자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브레이크패드, 배터리, 엔진오일 등 6개 분야에서 중소업체의 카포스 부품이 대기업의 모비스 부품과 비교해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고 가격은 오히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님들이 중소업체를 먼저 찾아주면 좋겠어요. 자동차정비업소가 넘쳐나는 와중에 대기업까지 들어와 버렸으니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무엇보다 저도 손님에게 신뢰를 잃지 않도록 계속 매진할 겁니다. 10년은 더 거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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