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찬성률 59.4%로 노사동의서 가결…원안서 일부 수정

채권단과 자율협약 체결을 앞둔 STX조선해양 노사가 채권단이 요구한 노사동의서를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금속노조 STX조선지회(이하 노조)는 노사동의서 수정안 채택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해 받아들이기로 했다.

채권단은 최근 노사동의서를 자율협약 체결 전제조건으로 내걸었고, 사측을 통해 이를 접한 노조는 "쟁의권 포기이자 노예 문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채권단이 사측을 통해 제시한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노사동의서'에는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조속한 경영정상화에 노사가 온 힘을 다할 것 △조합은 회사 제반 경영활동에 차질을 가져오는 쟁의를 일절 하지 않고, 회사는 원만한 대화로 상생의 노사문화 조성 △조합은 산업안전보건법에 의거 산재가 발생할 매우 급한 위험이 있을 때 노사 합의 후 작업중지권 시행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위해 조합원 중 간접 인력을 직접 인력으로 전환하는 데 협조 △자율협약 종료 때까지 임금인상과 복리 후생 추가 등 일절 요구하지 않고, 현행 복리후생 부문 축소 방안 확정 시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STX조선해양 노사 대표가 지난 26일 노사동의서에 서명한 뒤 동의서를 주고 받고 있다. /STX조선해양

이를 두고 노사는 세 차례 특별교섭했고, 지난 24일 노사 대표가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를 만나 문구 수정을 요구했다. 이에 산업은행 측은 4개 항으로 된 수정안을 제시했다.

수정안에는 '노사는 원가절감·생산성 향상으로 조속한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도록 노력한다'와 '쟁의를 하지 않는다'는 조항은 유지하고, 작업중지권 포기는 노동자 생명과 직결된다는 노조 의견을 받아들여 삭제했다. 또한 간접 인력을 직접 인력으로 전환 배치하는 조항도 뺐다. 임금인상 복리후생 부분은 '자율협약이 끝날 때까지 복지후생을 현행으로 유지하되 추가 요구를 자제한다'라고 수정했고, 대신 '회사는 인위적인 인적 구조조정(인력감축)을 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노조는 작업중지권 항목과 작업 재배치 조항 삭제, 인력감축을 하지 않는다는 조항으로 고용보장을 약속받되 산업은행 측이 끝까지 요구한 쟁의 행위 규제는 받아들였다. 지난 26일 오후 STX조선지회는 조합원 총회에서 찬성률 59.4%(투표 963명, 찬성 572명)로 이 수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STX조선해양 노사 대표는 조합원 총회 직후인 이날 오후 4시께 조인식을 열어 노사동의서에 서명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박진수 금속노조 STX조선지회장은 "더 많은 조합원이 '지역사회에서 힘을 많이 썼는데, 그들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고 했다. 또한 우선 일터를 지키고서 다음을 준비하자는 목소리가 컸다. 쟁의권이 상징적으로 규제를 받았지만 작업중지권을 유지하고 인력 재배치를 막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지회장은 "조합원 뜻에 따라 노사가 협력해 하루빨리 회사가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TX조선해양 신상호 대표이사 사장도 "그간 우리 회사를 위해 지역사회, 협력사, 정·관계의 수많은 사람이 노력했다"면서 "이제부터 우리는 그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를 잘 끼우고, 빠른 경영정상화로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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