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동의서 채택으로 이달 내 확정 전망…STX중·엔진 '청신호'

STX조선해양 자율협약 체결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은 노사동의서 합의로 이르면 29일, 늦어도 31일에 채권단과 자율협약 체결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28일 밝혔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자율협약이 확정되면 채권단은 STX조선해양과 경영정상화 계획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양해각서 체결을 위한 서류 중 하나가 노사동의서다. 이 관계자는 덧붙여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을 어떤 모습으로 이끌고 갈지, 어떤 배들을 주력사업으로 할지 등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사측은 이 양해각서 안에 자산 매각, 비용 절감을 위한 비노조원 인력 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지난 1일 실사 결과를 토대로 제시한 STX조선해양 경영 정상화 방안에는 올해 말까지 총 1조 9000억 원을 지원한다고 돼 있다. 이 중 6000억 원은 지난 4월에, 2500억 원은 지난달 21일에 지원한 바 있다. 나머지 1조 500억 원가량은 자율협약 체결과 동시에 순차적으로 지원할 전망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지원금이 들어오면 우선 외국자재가 들어와서 야드가 돌아갈 수 있도록 LC(신용장)를 오픈하고, 협력사 미지급금을 해결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7월 말 현재 STX조선해양의 공장가동률은 지난 6월 50%보다는 다소 나아진 75~80% 수준이다. 채권단 지원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오는 9~10월께엔 100% 공장이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체결이 확정되면 업무 연관성에 따라 2~3주 뒤쯤 STX중공업과 STX엔진도 자율협약이 체결될 것으로 분석된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거취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지난 24일 홍기택 산업은행장이 "STX조선 정상화 과정에서 대주주 감자가 불가피해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대주주의 지위를 잃게 된다"면서도 "강 회장의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자율협약 양해각서 내용에 강 회장 거취 내용이 담기지 않을 것 같다"면서 "채권단이 이사를 지명해 주주총회를 열고 그자리에서 강 회장 거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제시한 'STX조선해양 대주주인 ㈜STX의 지분(30.60%)은 100대 1 무상감자, 소액주주 등은 3대 1 무상감자'는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STX조선해양 채권은행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8곳이다.

한편 STX그룹은 전체 계열사 24개 중 STX조선, ㈜STX, STX엔진, STX중공업, 포스텍 등 5곳은 채권은행들과 '자율협약' 체결 절차를 밟고 있다. STX건설과 STX팬오션 등 2곳은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STX에너지와 해외 계열사인 STX프랑스, STX핀란드, STX다롄조선은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채권은행들은 올해 4월 STX조선해양에 6000억 원을 지원했고, 5월 ㈜STX에 3000억 원, STX엔진·STX중공업에 1900억 원을 각각 지원했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도 STX그룹에 3조 원가량이 더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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