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봅시다]창원 진동시장 입구 쓰레기 더미 해결방법 없나

전통시장 입구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면 소비자들은 그곳을 찾아가고 싶을까? 더욱이 지금처럼 날씨가 더운 날에는 악취가 진동하고 불법 투기된 검은 봉투 주변에서 파리떼까지 들끓고 있다면?

25일 진동시장(창원시 마산합포구)에 가보니 이 같은 현상이 펼쳐져 있었다. 쓰레기더미 바로 앞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은 "위생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말이 아니다"라면서 "이런 곳에서 파는 물건을 손님들이 구입하고 싶어하겠느냐"고 한숨을 지었다.

쓰레기 더미 주변에는 건어물 가게뿐 아니라 생선가게 등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쓰레기 악취가 풍겨왔다. 그 주변에 잠시 서 있었더니 머리가 아프기까지 했다. 인근 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아침마다 세제로 바닥 청소를 해야 할 정도로 악취가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카드 계산도 안 되고 하니 가뜩이나 젊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데, 이렇게 시장입구부터 악취가 나는데 이곳에서 파는 생선을 사먹고 싶어 하겠느냐"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쓰레기가 쌓인 창원 진동시장 입구. 쓰레기 투기 금지 표시가 무색하다.

현지 상인들은 "왜 시청에서 쓰레기를 수거해가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간단해 보이지가 않았다.

이날(목요일)은 마산합포구청에서 재활용 쓰레기만 수거해 가는 날이었다. 물론 구청에서 시장 상인이나 인근 주민들에게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 커 보이긴 했으나, 주민들이 습관적으로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내놓는 바람에 수거가 안 된 측면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종량제 봉투에 넣지 않은 쓰레기도 넘치다 보니 주변 환경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시장 상인들은 인근 주택가 주민들을 탓하고 있었다. "우리야 생활하는 곳이니까 분리배출도 하고 제때제때 쓰레기를 내놓으려고 하는데, (인근 주민들은) 막무가내로 여기에 쓰레기를 가져다 놓는다"고 말했다.

그럼 왜 인근 주택가 주민들은 이곳에 쓰레기를 갖다 놓는 것일까? 수십 년 동안 이곳이 인근 지역의 쓰레기가 한데 모이는 장소로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김만국(62) 진동시장 상인회장은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고 수십 년 전부터 이곳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쓰레기차가 와서 싣고 가는 식이었다. 그런데 불법 투기 쓰레기가 쌓이고 수거하지 않는 날에도 쓰레기를 내놓으니까 문제가 심각하다. 불법투기 주민을 적발하기도 하지만 같은 동네 주민이니까 심하게는 못하겠더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쓰레기 모으는 장소를 변경하려 해도 현재로서는 마땅한 장소가 없다"며 "소방도로 공사가 완료되면 주차장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소규모 촌락지역이라면 한 곳에 쓰레기를 모아놓고 한꺼번에 수거해 가는 것이 효율적일지 모르겠으나 도시형 농촌인 진동면 소재지에서도 여전히 이런 방식으로 쓰레기가 수거된다면 주민 불편은 불가피해 보였다.

창원 시내 전 지역에서는 '대문 앞 쓰레기 수거'가 원칙이다. 그런데 진동, 진전, 진북, 구산면 등지는 대문 앞 쓰레기 수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마산합포구청 관계자는 "시내지역과 달리 이곳은 위탁이 아닌 직영으로 쓰레기 수거를 하고 있는데, 인력 부족 등으로 대문 앞 수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창원시의 치밀하지 못한 쓰레기 수거 정책과 이 지역 주민들의 습관적이고 관행적인 쓰레기 투기 방법이 한데 섞이면서 지금 진동시장은 쓰레기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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