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무릎관절염(슬관절염)은 폐경기 이후 여성의 60%에서 나타날 정도로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 여성은 남성보다 무릎관절 주위의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임신과 출산에 따른 과도한 체중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표준 체중에서 체중이 증가할수록 무릎관절에는 3~8배의 하중이 증가한다. 특히 쪼그려 앉아서 하는 빨래나 밭일, 엎드려 하는 물걸레질 등은 무릎에 최대 8배의 하중이 가해진다. 나아가 여성의 무릎관절 모양은 태생적으로 남성보다 가로 폭이 좁아 하중을 견디는 힘이 약해 관절이 빨리 마모된다.

여성은 연령에 따라 무릎관절염 원인과 양상이 다르다. 젊은 여성은 잘못된 다이어트와 하이힐, 중년 여성은 과도한 가사노동과 육아, 운동 부족 등으로 연골과 무릎관절 주변의 근육(허벅지 및 종아리 근육), 무릎관절 인대(전·후방십자인대 및 내·외측부인대)가 약화돼 퇴행성 슬관절염이 빠르게 진행된다.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점진적인 관절 연골(무릎관절을 구성하는 대퇴골 및 경골의 말단과 상단에 부착된 연골, 이들 뼈 사이에 존재하는 반월상 연골로 구성)의 소실 및 그와 관련된 2차적인 변화와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예전에는 노화 현상 일부로 생각했으나 최근에는 관절연골의 변화를 보이는 질환으로 여겨진다.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올바른 체중 조절 및 적당한 운동, 관절에 도움이 되는 영양 섭취다. 무릎관절에 효과적인 운동은 20~30분 정도의 약간 숨찰 정도의 빠른 걷기(흙이나 폴레우레탄이 깔린 운동장은 충격이 훨씬 덜함), 자전거(무릎관절이 90도 이상 굽혀지지 않도록 안장을 올려 탄다) 등이다.

운동만큼 중요한 것은 적당한 휴식과 기지개 켜기 같은 관절 이완이 되는 스트레칭이다. 단백질은 근육 형성에 중요하므로 채식 위주의 다이어트는 피하고 충분한 영양섭취를 한다.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 구두, 샌들, 슬리퍼 등은 피하고 굽의 높이가 5cm 이상 되지 않는 신발과 굽이 딱딱하지 않은 운동화를 신는다. 장시간 서 있거나 보행 후 무릎관절이 갑자기 아프고 부을 시에는 20∼30분간 베개 한 개 높이로 심장보다 높게 하여 얼음팩으로 감싸주는 것이 좋다.

무릎 관절 주사는 자주 사용하면 습관성이 되기 쉽고, 화농성 관절염 같은 2차 감염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3개월 이하의 반복주사나 1년에 3~4회 이상 사용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계단보다는 승강기나 경사로를 이용하도록 하고 등산 후 하산시에는 산악용 지팡이를 사용해 천천히 내려온다.

비수술적 치료 방법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인공관절'로 대치해주는 수술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사실 인공관절수술이 남발되는 느낌도 없지 않다. 하지만 종합병원 정형외과 의사로서 진료 현장에서 느끼는 안타까운 점은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인데도 고혈압·당뇨·만성신부전 같은 만성 질환이 있다고 자포자기하는 경우다. 또한 수십 년간 위·장관 질환을 유발하는 강한 진통제를 지속 복용하거나 관절을 더 악화시킬 위험이 있는 주사 요법에 의존하는 환자들을 만날 때다.

   

여생이 10여 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는데도 포기하고 극심한 통증과 그로 인한 우울증 속에 지내는 것보다는, 남은 10여 년을 통증 없이 건강하게 사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조제일 창원파티마병원 정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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