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통영연극예술제, 통영아트페어 피서객 발길 발길 잡아

가마솥 같이 푹푹 찌는 무더위가 계속되자, 사람들의 불쾌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불쾌지수가 높으니 일도 손에 잘 잡히지 않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든다.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 일도 벗어던지고, 시원하고 쾌적한 공연장에서 연극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싶다. 그런 마음이 굴뚝일 땐, 통영으로 '문화 휴가'를 떠나보자. 무더운 여름, 예술의 바다 속으로 빠져볼 기회가 통영에서 열린다.

◇난 연극이 좋아 = 통영 IC를 지나자마자 여기저기서 보이는 플래카드. '통영연극예술축제(TTAF)'를 알리는 대형 플래카드가 관광객을 먼저 반긴다. 통영연극예술축제(12일~20일)는 극단 벅수골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개최하던 '통영 전국소극장축제'를 2008년부터 확대 개편한 것이다. 올해는 '인간(Human Being)'이란 콘셉트로 국내외 단체 17개 팀이 참여한다.

통영연극예술축제는 가장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은 우선 누구랑 볼 것인지, 어디에서 볼 것인지 정하는 것. 공식 홈페이지(www.bsg.or.kr)에 가면 통영시민문화회관, 벅수골소극장 등 극장별로 어떤 연극을 볼 수 있는지 일정표가 짜여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특히 아이와 함께 연극을 보는 가족에게는 15·16일 공연되는 판소리 공장 바닥소리의 <닭들의 꿈, 날다>를 추천한다.

통영아트페어가 열리고 있는 전시실 모습. /김민지 기자

이번 축제의 콘셉트는 '인간'이다. 남자와 여자, 어린이와 어른, 노인과 젊은이 등 남녀노소를 떠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연극이 주를 이룬다.

노처녀들의 대반란을 그린 극단 수다의 <사년후애>와 세상에 희망을 던지는 극단 조은컴퍼니의 <가을 반딧불이>, 맹인과 지체 장애인의 사랑과 배신을 다룬 극단 마산의 <해피엔딩>이 축제 콘셉트와 맞는 연극이니 주목할 만하다.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연극을 본다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남망산 공원을 산책해도 좋고, 벅수골소극장에서 연극을 본다면 시장에서 구수한 밥 한 그릇 먹어도 좋다. 강구안문화마당에서는 다양하고 신명나는 공연 등이 15일부터 19일까지(오후 9시~10시) 매일 열린다. 문의 055-645-6379.

◇난 미술이 좋아 = 8월 4일까지 통영시민문화회관 전시실에서는 '통영아트페어'가 열린다. 아트페어는 미술품을 사고 파는 시장으로 한 장소에서 여러 장르의 미술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어떤 작가가 소위 잘 나가는지, 얼마에 거래되는지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통영아트페어가 다른 아트페어와의 다른 점은 지극히 '통영적'이라는 것. 다른 아트페어에서 볼 수 없는 나전칠기, 한지 등 공예품을 볼 수 있으며, 철저히 작가 중심적이다.

12일 전시실에서 만난 강정하(30·여)씨는 "통영연극예술축제와 비슷한 시기에 열려 겸사겸사 찾아왔다. 아트페어라는 개념이 생소했는데, 팸플릿을 보니 자세히 설명돼 있더라"면서 "통영 하면 떠오르는 12공방은 물론 현대 작품까지 시대를 넘어 한 장소에서 모두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아트페어가 지역 곳곳에서 열리지만 각기 고유한 정체성과 개별성을 찾기 어렵다. 통영아트페어를 주관한 연명예술촌 장치길 촌장은 "통영은 자그마한 소도시라 갤러리가 거의 없다. 미술품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도 형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미술품을 사고팔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갤러리가 주가 되는 아트페어와 달리 개인 작가가 중심이 된 점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그것도 통영아트페어만의 차별성이다.

지난해 통영시민체육관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예산부족으로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총 6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팸플릿을 보면 기간별로 어떤 작가가 참여하는지 알 수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그리고 아트페어 관계자와 참여 작가가 부스별로 앉아 있으니, 작품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스스럼 없이 물어봐도 된다. 작가와 관람객이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 바로 아트페어니 말이다. 문의 055-649-4799, 648-4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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