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공무원]이상원 창원 의창구청 행정과 주무관

찾아가는 명곡극장, 칭찬 쪽지함, 예쁜 디자인의 헌옷 수거함, 안전지킴이 투명우산, 느린 우체통.

창원 시민, 좁게는 의창 구민이라면 한 번쯤 이런 시책을 경험했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이 시책의 공통점은 모두 시민 반응이 좋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공통점은 모두 한 공무원이 제안한 시책이라는 점이다.

이 시책을 제안한 아이디어 뱅크는 창원시 의창구청 행정과에 근무하는 이상원(37·사진) 주무관이다.

이 주무관은 2004년 창원시청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그동안 명곡동사무소, 창원시 기업사랑과 등을 거쳐 현재 의창구청에서 기획·감사 담당의 일을 하고 있다. 앞에서 공통점을 나열했지만 하나만 더 찾는다면 생활밀착형이면서 작은 예산으로 큰 감동을 전하는 시책이라는 점이다. 이 주무관이 아이디어를 얻은 출발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의 위치에서는 큰 예산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래서 작은 예산으로 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줄기차게 찾았고 그 결과 탄생한 시책들이다. 바꿔말하면 그만큼 정성이 배어있는 시책이라 할 수 있겠다.

   

'찾아가는 명곡극장'은 명곡동사무소에 근무하면서 창안한 것이다. 명곡동 내 경로당 11곳을 주기적으로 찾아다니며 어르신이 요구하거나 좋아하실만한 영화를 보여 주는 사업이다. 무료함을 달래는 의미도 있지만 어르신에게 추억을 선사하는 동시에 나름의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의도가 포함된 것이다. 물론 반응은 좋았고 지금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주무관은 이런 깨알 같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생각해냈을까? 그 답은 시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시작됐다.

그는 시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파악하고자 국민 신문고, 생활공감 정책사이트, 창원시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코너 등을 수시로 접속해 내용을 점검한다. 또 다른 지자체의 좋은 시책 중 창원시 실정에 맞춰 시행해볼 만한 사업이 뭐가 있는지도 놓치지 않고 챙기는 편이란다. 이 주무관은 "여러 사이트 등에서 새로운 정보도 얻고 시민의 요구도 파악한다"며 "단편적인 정보지만 쌓여서 주민요구와 결합하면 유용한 아이디어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설치한 느린 우체통 역시 호응을 얻고 있다. 느린 우체통은 자신 또는 소중한 사람에게 편지·엽서를 적어 넣으면 일 년 뒤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소중함을 전하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는 계기를 제공하려는 의도다.

나아가 방문객에게는 창원의 모습을 추억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의창구는 주남저수지와 창원의 집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에서 지난 한 달 동안 모인 136통의 편지를 수거했다. 예상보다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러한 열정 덕에 그는 2008년에는 행정안전부 장관상, 2010년에는 경남도지사상을 받았다. 또 지난 4월에는 창원시 이달의 베스트 공무원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그는 상을 받는 것보다 칭찬을 듣는 것이 더 즐겁단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시민으로부터 칭찬받는 공무원으로 사는 것이 포부라고 말했다.

이 주무관은 "시민으로부터 고맙다는 말과 칭찬을 들을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며 "공무원이 적성에 딱 맞는 것 같다. 앞으로도 시민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시책을 찾고 만들고자 온 정성을 쏟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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