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과 톡톡]김경섭 덴소풍성전자(주) 대표이사 사장

창원 광장 원을 따라 깃발들이 나부낀다. 창원시가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2일까지를 '덴소 기업의 날'로 지정해서 홍보 깃발을 꽂은 것이다. 창원시와 덴소 깃발이 함께 있다. 창원시청에도 덴소 현수막이 내걸렸다. 시청 전광판에는 30초짜리 덴소 홍보 동영상이 돌아간다. 창원시는 지난 1일 가토 노부아키 덴소그룹 사장에게 명예시민증도 줬다. 창원시가 덴소 기업을 이처럼 극진하게 대접하는 이유는? 바로 덴소가 창원시 터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덴소 그룹의 거점회사 가운데 하나인 덴소풍성전자는 지난 1976년부터 40년 가까이 창원시 성산구 외동에 터를 잡고 있었다. 사업 확장을 꾀하던 덴소풍성전자가 터를 찾다 마산합포구 우산동 도시첨단산업단지에 새 둥지를 틀기로 했다. 이곳에 덴소풍성전자와 덴소그룹이 2020년까지 4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창원시는 대규모 외자 유치 성공 사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덴소풍성전자 본사에서 김경섭(50) 대표이사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부터 추진하던 덴소풍성전자의 창원 공장 확대 이전이 결실을 보았습니다. 창원시 성산구 외동에서 마산합포구 우산동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이전하는 이유는 뭔가요.

"처음에 우산동 첨단산단뿐만 아니라 서너 군데 다른 곳도 후보지로 검토했었습니다. 창원공단 내 부지는 좁았고,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용지는 넓지만 직원들이 이동하기가 어려워 보였습니다. 우산동 부지는 무엇보다 이동이 쉽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공단이 이미 조성돼 있고, 회사 주변 환경이 우수한 것도 좋았습니다."

-덴소에서 새 부지에 2020년까지 4000억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연구동, 공장 등을 짓는 공장건설투자에 1005억 원, 생산설비 투자에 매년 300억 원씩 해서 2995억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덴소풍성전자 자체 비용과 본사 투자 비용이 절반 정도씩 됩니다. 창원공장은 매년 나는 영업이익으로 투자를 할 겁니다."

   

-이번 대규모 투자로 덴소풍성전자는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까.

"새 공장으로 가면서 더욱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제대로 생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전자공장은 먼지나 정전기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지금 공장은 조금 낡은 상탭니다. 새 첨단 공장을 지어서 더욱 신뢰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연매출이 4423억 원이었습니다. 매년 10∼15%가량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원이 750여 명인데, 3∼4년 후에는 500여 명이 더 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투자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하리라 봅니다."

-새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늘어나는 겁니까.

"지금 자동차 업계가 전 세계적으로 판매 수량이 많이 안 늘고 있습니다. 중국, 인도, 브라질은 늘고 있지만, 한국, 일본은 수량이 안 늘고 있습니다. 사실 덴소풍성전자의 투자 계기도 여기에 있습니다. 덴소풍성전자는 한국 현대, 기아차의 부품으로 클러스터(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키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대수는 늘지 않지만, 편의성이 늘고 있습니다. 기존 주력 상품은 시장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회로가 집약된 보디 컨트롤 유닛, 자동차 내 컴퓨터 등의 신규 사업에 뛰어들고자 합니다."

신규 공장 기공식에서 인사말 하는 모습./김구연 기자

-새 공장은 언제부터 본격 가동할 수 있습니까.

"새 공장은 대지면적 8만 2803㎡, 건축면적 4만 5723.72㎡, 연면적 5만 8646.96㎡ 규모입니다. 공장동 지상 3층, 시험연구동 지상 6층, 유틸리티동 지상 1층, 공정수조 지상 1층, 경비동 지상 1층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존 공장보다 4배가량 넓어집니다. 내년 6월까지 공장 신축이 끝나면 내년 7월부터 5∼6개월가량 이전 작업을 해서 내년 말이면 기존 공장은 완전히 다 비우게 됩니다."

-창원시에 마창대교 통행료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접근성을 높이려는 방안이 고려돼야 할 것 같은데요.

"직원 반 이상이 대방동, 성산구 쪽에 살고 있습니다. 25호선 국도로 가서 마창대교로 가는 방법이 있는데요. 마창대교 편도가 2500원이어서 부담이 큽니다. 창원시에 요구는 했지만, 시에서 관할하는 부분이 아니어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진북산단이나 서부 창원, 서부 경남 쪽으로 이동하는 기업에 마창대교 통행료는 큰 걸림돌입니다."

자동차부품 스마트키를 들여다보는 모습./김구연 기자

-이번 덴소풍성전자의 사업 확장으로 덴소 전체 그룹에서 덴소풍성전자의 비중도 조금 더 높아질 것 같은데요.

"지금 본사는 도요타 자동차 비중이 제일 높습니다. 그다음이 미국계, 유럽계 등의 순서였는데요. 최근에 한국계 비중이 3위로 올라섰습니다. 도요타, GM, 현대기아자동차 순으로 됐습니다. 그래서 한국 현대기아자동차에 부품을 판매하는 덴소풍성전자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기대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동차 부품 산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자동차 산업은 앞으로 꾸준히 발전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수량이 늘진 않지만, 중국, 인도, 브라질, 동남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늘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덴소풍성전자도 8년 전에 중국에 '천진풍성전자' 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연매출이 1500억 원 수준입니다. 올해 5월에는 폴란드에도 '덴소폴란드'라는 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인도, 남미 쪽에 어떻게 진출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창원시 외국인투자기업협의회 회장으로도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지난해부터 꾸준히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창원시 시책에 따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메세 나고야'를 벤치마킹한 '메세 창원'을 열기도 했습니다. 창원시에서 며칠간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서 투자활동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역 기업들이 지역 사회 공헌 활동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덴소풍성전자는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지역사회 공헌 부문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지역 인재가 지역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역 대학 출신의 인재를 많이 뽑고 있습니다. 경남대, 창원대와 협약을 해서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도 있습니다. 공장 확대 이전을 앞두고 지난해에만 100여 명을 채용했습니다. 하천 청소와 기부 활동도 해오고 있습니다."

-무척 바쁘시다 보니 건강을 돌볼 겨를이 없는 것 아닙니까.

"그래도 꾸준히 배드민턴을 하고 있습니다. 새벽 4시 40분에 일어나서 인근 초등학교 체육관에서 동호회 회원들과 배드민턴을 합니다. '스마일 배드민턴' 소속입니다.(웃음). 처음엔 몸무게가 10㎏이나 빠졌는데, 지금은 조금 쪘습니다. 출장이나 일 때문에 못 갈 때를 빼고 주 3, 4회는 나갑니다. 아침에 운동할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배드민턴채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김구연 기자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까.

"우리 직원들이 진정으로 우리 회사를 사랑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는 직원들로 육성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직원 자녀가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회사가 됐으면 합니다. 지금 많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4∼5년간 회사 매출도 늘고 몸집이 커졌습니다. 체격에 맞는 체력을 기르려면 체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구성원이 회사 규모에 맞는 질 높은 업무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올해 슬로건을 '경계 없는 발상을 하자'로 정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자신이 아는, 보는 게 전부라 생각했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발전하자는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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