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둥지 떠날 채비하는 새끼 제비 "배울 게 너무 많아"

[제비야 뭐하니] (5) 무럭무럭 자라는 새끼 제비

박성현(창원 우산초등학교 교사) webmaster@idomin.com 2013년 07월 02일 화요일

3월 21일 자 20면에 처음 실리고 나서 한 달에 한 차례 정도로 연재해 온 '제비야 뭐 하니?'가 7월부터 생태/환경 지면으로 자리를 옮겨 매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그동안은 지면 사정에 따라 들쭉날쭉 실렸지만 이제는 화요일마다 꼬박꼬박 보도됩니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경남 교사 모임과 함께 만드는 지면입니다.

알에서 깬 새끼는 3주쯤(21~22일) 둥지 안에서 지냅니다. 어미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고 빠르게 자란 제비는 곧 둥지를 떠나야 합니다. 어미만큼 커진 몸 때문에 둥지에 더 머무를 수 없으며, 이제 어미 곁을 떠나 홀로서기를 해야 합니다.

새끼 제비가 자라는 둥지 아래 바닥을 보니 제비 배설물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둥지에 새끼들이 많아서인지 배설물 양도 많습니다. 어려서 잘 움직이지 못하는 새끼의 똥은 어미가 부리로 물어서 둥지 밖에 버립니다. 둥지가 더러워지는 것을 막고, 천적이 배설물 냄새를 맡고 접근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좀 더 자란 새끼 제비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으면 둥지 밖으로 꼬리를 내고 배설합니다. 누가 일러주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하는 본능입니다.

   
  어미 제비가 전선에 앉아 있는 새끼에게 먹이를 먹여주고 있다.

/미야모토 게이(일본 가나가와현, Bird-research 회원)
 

둘레에 해바라기 꽃이 필 무렵이면 새끼들이 둥지를 떠납니다. 둥지를 떠난 새끼 제비는 아직은 가까운 곳에 머무르면서 어미에게 먹이를 받아먹어야 합니다. 이때쯤 전선에 앉아서 어미가 물어오는 먹이를 받아먹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부지런히 나는 연습을 한 새끼는 날면서 어미에게 먹이를 받아먹기도 하는데, 마치 공중곡예를 보는 것 같습니다. 새끼가 제 힘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어미는 부지런히 먹이를 잡아와서 먹입니다.

이제 새끼는 나는 연습과 함께 스스로 먹이를 잡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봄에 우리나라에 찾아온 제비는 번식을 두 번 합니다. 4~5월에 처음 낳은 알에서 깬 새끼는 6월 말에서 7월 초에 둥지를 떠납니다. 새끼 제비가 둥지를 떠나면 어미 제비는 다시 짝짓기하고 알을 낳아 품습니다. 대부분 둥지를 옮겨서 알을 낳는데, 처음 번식한 둥지에서 그대로 알을 낳아 품기도 합니다.

이때쯤이면 하늘에 제비가 갑자기 많이 보입니다. 먼저 둥지를 떠난 새끼들이 함께 모여 하늘을 날아다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먹이도 스스로 잡고, 빠르게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먼 남쪽까지 날아서 가야 하기 때문에 많이 먹고, 나는 연습도 많이 해 두어야 합니다.

두 번째 번식으로 태어난 새끼 제비는 8월이 끝나갈 때쯤 둥지를 떠나는데, 이때도 하늘을 날아다니는 제비가 많이 보입니다. 먼저 둥지를 떠난 새끼와 어미 제비 사이에서 두 번째로 둥지를 떠난 새끼도 빠르게 먹이를 잡고 나는 연습을 합니다.

봄에 날아와서 둥지를 짓고 새끼를 기르던 것이 얼마 전인데, 어느새 둥지를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둥지 아래에 떨어진 배설물 치우는 것을 귀찮아하면서도 제비가 지저귀는 소리를 정겹게 듣습니다. 정들자마자 이별이라더니,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란 새끼들이 내년에 또 우리 집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빌어봅니다. 내년에도 잘 보살펴주겠다 약속합니다.

/박성현(창원 우산초등학교 교사)

신문 구독을 하지 않고도
경남도민일보를 응원하는 방법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