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는 신인, 좌완 스페셜리스트 꿈꾼다, 왼손타자 상대 '원 포인트 릴리프'

지난달부터 NC 불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신예 선수가 있다. 6월 1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상민(24)이 그 주인공이다.

이상민은 데뷔전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를 만났다. NC가 7-0으로 앞선 6회 1사 1루 상황에서 선발 손민한을 대신해 구원등판했다.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꽂으며 채태인을 삼진으로 제압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상민은 내려가며 최일언 투수코치로부터 공을 건네받았다.

"보통 1루수에게 공을 던져주는데 최일언 코치가 '기념이 될 것 같다'며 챙겨줬어요. 그래서 지금 그 공은 대구에 고이 모셔뒀어요."

1군 무대 등판에 앞서 이상민은 퓨처스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15경기에 나서 13이닝 동안 12피안타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사사구와 자책점은 '0'이었다.

"운이 좋았어요. 승계 주자한테는 점수를 내줬지만 제가 내보낸 주자는 홈으로 못 들어왔거든요. 안타를 맞고 실점하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데 볼넷이나 사구를 내줄 때는 씁쓸한 기분이 들어요."

이상민은 지난달 27일 롯데와 경기에서 볼넷을 내줬다. 그의 현재 보직은 '원포인트 릴리프'와 가깝다. 한 타자 혹은 두 타자를 상대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기에 사사구는 치명적이다.

"손아섭 선수가 매우 공격적이라 유인구와 스트라이크존 가까운 데 공을 던졌어요. 근데 이를 역이용해서 볼넷을 골라 출루하는데 울컥했죠."

지난달 30일 NC와 두산 경기에 앞서 마산야구장에서 만난 이상민이 1군 데뷔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1군 무대 사사구가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달 삼성전에서 한국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던 이승엽에게 몸쪽 승부를 펼치다 엉덩이를 맞혔다. 이상민은 "경기가 끝나고 이승엽 선배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선배님 몸에 맞는 공을 던져 정말 죄송합니다'하고 문자를 보냈어요. 선배도 '엉덩이 아파 죽겠다'며 답장을 보내주셨는데 그래도 문자를 받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라고 말했다.

경북고 출신인 이상민은 이승엽과 과거부터 친분이 있었다. 고교 시절 이승엽이 가끔 찾아와 같이 훈련도 하고 고기도 사줬다고 한다.

프로무대에 처음 발을 내디딘 그에게 아직 1군 무대는 버겁다. 그런 그를 챙기는 선수는 NC 베테랑 투수 손민한이다.

이상민과 손민한은 C팀(2군)에서 함께 지낼 때 룸메이트였다. 처음에는 워낙 대선배이기에 다가가기조차 어려웠는데 지금은 가장 많은 질문을 한다.

"손민한 선배는 볼 카운트에 따라 타자와 승부하는 패턴이 다른 것 같아요. 항상 몸쪽으로 자신 있게 승부를 하라고 조언해주세요. 힘을 빼고 가볍게 던지는 선배의 투구로테이션을 배우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주무기를 알려달라고 했다.

"자신감이오. 예전에 이호준 선배가 저한테 똑같은 질문을 했는데, 제가 슬라이더가 가장 자신 있다고 했더니 선수는 자신감이 생명이라고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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