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대표 "싸우지 말고 다시 나누자"vs박 시장 "화합위해 도와주길"

창원시가 통합 3주년을 맞아 개최한 시정경연회의에서도 통합 갈등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27일 오후 3시 창원시청 시정회의실에서 열린 시정경연회의에는 그동안 시정에 대해 비판 의견을 제시했던 시민·사회단체 대표자가 참석했다.

박완수 시장은 인사말에서 "일부러 쓴소리 많이 하는 사람을 모셨다"며 "쓴소리를 들어야 시정이 바로 가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다. 다양한 여론을 들어 시정에 반영하고자 초대했다"고 말했다.

이날 중복적으로 쏟아져나온 의견은 마산, 진해 분리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27일 오후 창원시청 2층 시정회의실에서 '통합시 출범 3주년, 시정에 바란다'는 주제로 시정경연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완수(왼쪽 사진) 시장이 마산살리기범시민연합 김호근 사무총장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마산살리기범시민연합 김호근 사무총장은 "창원시 화합을 위해서는 배려와 양보가 우선이지만 유독 창원지역이 양보하지 않고 다 가지려니 갈등이 생겼다"며 "양보가 되지 않는다면 창원, 진해 지역 정치권에서 분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산YMCA 차윤재 사무총장도 "시장이 청사 확정 조례를 공포하면서 화합에는 마침표를 찍었다"며 "한 집에서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사이좋은 이웃으로 사는 방법으로 가자"고 말했다.

희망진해사람들 조광호 대표는 "통합 이후 전세금이 올라 서민은 피눈물을 흘리고 통합될 것으로 믿었던 교육 통합은 이뤄지지 않는 등 많은 주민이 분리를 원한다"며 "지금이라도 주민투표를 통해 시민이 원하는 대로 결론 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완수 시장은 "주민투표는 더 큰 갈등만 가져오기에 개인적으로 지금 시점에 옳지 않다"며 "사실 저의 책임이 제일 크다. 분리에 정열을 쏟기보다 화합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 제시된 여러 가지 의견을 소중히 들어 시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며 "여러분의 고민도 크겠지만 통합시가 화합으로 가도록 뜻을 모아 달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경연회의에서는 농업부문에 대한 예산지원 확대, 엄격한 창원도시철도 수요 검증, 중증장애인 소규모 시설 확충, 주남저수지 관리 민간협의회 구성을 위한 조례 제정 등의 요구가 있었다. 또 한국철강 터 정화에 시의 적극적인 개입, 도 공공기관 이전에 창원시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시정경연회의는 조선시대 경연회의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창원시는 2008년부터 시정경연회의를 개최해 시민의 다양한 정책 제안을 받아오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