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인생 20년만에 첫 음반내는 박영운 씨…오늘 토크콘서트

가수·연주가·녹음 엔지니어·음향 엔지니어…. 여기에 창원민예총 가수분과위원장까지. 박영운이라는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이 가운데서도 '가수 박영운'이 가장 입에 붙는다.

사람들은 그가 마창지역 노래패 소리새벽 멤버로 활동하던 시절 가열찬 목소리로 노동해방을 부르짖는 모습부터, '삶'의 따뜻함을 감성적인 음색으로 풀어내는 모습 등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다.

이렇게 2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애석하게도 박영운에겐 아직 자신의 음악 세계를 온전히 드러낸 앨범이 없었다.

마침내 박영운은 이번에 생애 첫 앨범을 내놓고 음악 인생의 새로운 장을 펼친다. 특히 이번 작업은 지역가수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무 운동(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앨범 제작과 콘서트 비용 일부를 마련한 점, 철저하게 전문가 분업 체계로 진행된 점 등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그는 오는 9월 7일 앨범 발매와 이를 기념하는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오늘(28일)은 창원문화원에서 열리는 앨범 발매 등과 관련한 토크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박영운을 만나 앨범 발매 경과와 소회를 들어봤다.

가수 박영운./사진 제공 김광신 씨

- 앨범을 발매하게 된 계기는?

"가수를 통해 노래 주인공을 떠올리는 것이 아닌 노래를 듣고 가수를 떠올릴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 '가사가 좋다' 생각이 드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 어느날 우연히 도종환 시인이 쓴 '담쟁이'를 읽었는데 내가 찾던 가사라는 생각을 했다. 이를 계기로 지인들과 논의 끝에 몇몇 곡을 더해 앨범을 내자는 의견을 모았다."

- 제작 방식이 보통의 지역가수들과 다르다던데.

"이전에는 가수가 후원자 모집, 기획, 작곡, 노래, 녹음, 제작, 홍보 등을 모두 도맡아 했다. 이번에는 경남민예총 권양희, 창원민예총 노정욱 사무국장, 어처구니 김광신 씨 등이 기획을 자처했다. 나는 가수로서 노래만 부르고, 작곡은 최진우, 손병휘 씨에게 맡겼다. 제작비 지원 방법으로서 클라우드 펀딩, 홍보를 위한 토크콘서트 등은 모두 기획자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철저한 분업으로 좀 더 질 높은 음악을 만들고자 많은 사람이 합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 지역가수로선 처음으로 클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것으로 안다.

"문예진흥기금, 사설 펀딩 등 제작비를 마련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다 도전하게 됐다. 정부 예산은 정산 서류와 절차가 복잡하고, 사설 펀딩은 수수료가 7%를 웃돌았다. 반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무 운동은 예술인들에게 개방적이고 서류 압박과 수수료도 없었다. 좋은 기획을 바탕으로 성공한 펀딩은 홍보를 꾸준히 해준다는 장점도 있었다. 목표액을 300만 원으로 잡았다. 클라우드 펀딩이라는게 정해진 기간 300만 원 목표액 중 299만 원만 모여도 다 다시 돌려줘야 하는데 목표액을 넘겼다."

- 얼마나 모았나?

"101명으로부터 359만 3000원을 받았다. 기부자 중에 아들도 있었는데 1만 400원 넣었더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번 성공을 계기로 다른 지역가수들에게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 앨범에 수록되는 곡은?

"원래는 '담쟁이'만 디지털 싱글로 내려 했다. 현재 5곡을 정했다. 듀엣(+이경민) 시절 앨범으로 발표하려다 포기한 '밀지 마라 다친다', '술 한 잔 한다' 등이 수록된다. 손병휘 씨가 가이드송으로 보내온 25곡도 있다. 이 가운데 2곡을 선정해 모두 7곡을 수록할 예정이다."

- 앨범 발매 이후 활동 계획은?.

"앞으로 하고 싶은 노래 주제는 '자연과 동심'이다. 아이들, 꿈, 살맛 나는 세상, 짝지, 이웃, 지우개, 껌딱지, 소변 금지 같은 자연과 어울려 놀던 옛 동심을 자극하는 소재로 곡을 써 부르고 싶다. 이들 주제로 바로 2집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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