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주말] (74) 고성 당항포관광지-자연사박물관

공룡만큼 아이들의 친한 친구가 있을까? 위협적인 위용이지만 수억 년 전 이 땅에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끊임없이 아이들에게 질문을 쏟아내게 하는 존재가 바로 공룡이다.

외출하기 녹록지 않은 계절이다. 비와 강렬한 햇살은 언제 어떻게 변덕을 부릴지 모른다. 습한 기운 덕에 온갖 벌레들의 활발한 활동도 쉬이 자연으로 들어가기 망설여지는 이유다.

충무공전승지와 공룡테마파크가 함께 있는 당항포관광지(055-670-4501∼4, 고성군 회화면 당항만로 1116)를 찾았다.

'공룡 나라'답게 고성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공룡들이 우리를 반긴다. 일단 아이는 공룡의 세계에 들어왔다는 사실에 한껏 기대감을 높인다.

고성 당항포관광지 자연사박물관 입구.

당항포관광지 입구는 일찌감치 야영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야영이 목적이 아니라면 제3주차장이 있는 '바다의 문' 입구를 찾아야 한다.

바다를 건너온 바람이 시원하다. 잘 닦인 산책로는 신록과 어우러져 청량하다.

당항포 해전관을 건너뛰고 먼저 들른 곳은 고성자연사박물관. 트리케라톱스가 입구에서 우리를 맞는다.

총 230여 평 규모의 전시실에 1700여 점의 다양한 자연사 자료가 10개의 주제로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호랑이의 포효와 새들의 지저귐 등 다양한 소리가 우리를 반긴다. 여느 박물관과 달리 청각이 주는 이색적인 체험에 아이가 멈칫한다. 금세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있다.

비록 멈춰버린 생명이지만 아이의 호기심을 끌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숲 속의 새, 물가의 새, 바다의 새, 몸을 지키는 동물들, 똑똑한 중간 포식자, 늪의 지배자 등 주제별로 온갖 동물이 전시돼 있다.

공룡 열차.

2층에 오르면 각종 곤충과 바닷속 동물들의 향연이다. 무기로 무장한 곤충, 노래 잘하는 곤충, 바다 밑 세계 등 아이는 일일이 손으로 짚어가며 처음 보는 자연과 만남을 찬찬히 곱씹는다.

발길을 잡은 것은 역시 체험. 컴퓨터를 이용해 곤충에 직접 색칠을 해보고 이름을 붙여 숲 속으로 보내는 체험에 푹 빠졌다.

다시 밖으로 나오면 도로를 지나다니는 열차를 볼 수 있다. 공룡 열차와 거북선 열차.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것도 좋지만 아이의 성화에 공룡 열차에 올랐다. 바다의 문을 지나 자연사박물관과 주제관, 공룡나라 식물원까지 반복 운행한다. 지난해 공룡엑스포의 각종 흔적을 찾아보며 아이는 공룡 세계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찾은 곳은 거북선체험관과 충무공디오라마관. 길이 22m, 폭 7.2m의 실물 모형 안으로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거북선체험관은 바다 앞에 자리하고 있어 한층 그 모습이 실감 난다.

투구 모양의 충무공디오라마관에서는 소년 시절부터 남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 중 주요 일화를 영상으로 보고 들을 수 있다.

국내 최장 114m 미끄럼틀.

어디선가 깔깔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어른들의 함박웃음도 보인다. 114m의 국내 최장 미끄럼틀 앞에서 누구나 동심이 되어버린다.

"한 번 더 타도 돼요?" 미끄럼틀을 타려면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지만 아이는 지칠 줄 모른다.

미끄럼틀 앞으로는 생명환경농업체험관과 함께 너른 마당이 펼쳐져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어른들은 휴식을 취하고 아이들은 뛰어놀기에 여념이 없다.

당항포관광지는 바다와 마주하고 있어 요즘 같은 날씨에 온종일 놀아도 지치지 않을 힘을 준다.

충무공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져 있는 숭충사와 퇴역함인 수영함, 공룡발자국탐방로, 그리고 지난해 열린 공룡세계엑스포 시설들이 정비 후 재개관돼 상상과 현실의 경계 속에 볼거리와 놀거리가 많다.

자연사박물관 내부.

◇찾아가는 길 = 창원→서마산IC→고성(회화면)→당항포관광지

◇당항포관광지 요금 = 어른 6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만 3세 이상) 3000원.

◇공룡(거북선) 열차 = 1회 이용권 1000원, 자유이용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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