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시민단체 등 20명 연석회의 구성하기로 … 진정성 의심 눈초리도

마창진 통합 후 처음으로 '마산 분리'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지난 25일 마산역 광장에서 열렸다. 참석 인원은 1000여 명에 그쳤지만, 주최 측을 비롯한 참석인사들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앞으로 마산지역에서 분리 운동이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날 집회 후 마산 분리운동의 한계 역시 드러났다. 분리 당위성에 공감하는 이들 중에서도 시기가 적절한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등의 의문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마산 분리 주장을 개진해 온 마산지역 여러 단체들은 이주영 국회의원이 추진하는 '마산시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연석회의를 구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분리 운동 탄력받나 = 집회를 추진한 마산살리기 범시민연합 유재용 공동대표는 "비가 온 탓에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 못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여론 주도층 인사들이 거의 모두 참석했고 이번 집회를 계기로 마음을 한데 모으게 됐다"고 평가했다.

유 대표의 이 같은 평가에도 이날 집회 현장에서는 분리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 공감하면서도 전면에 나서서 분리 운동을 벌이는 이들의 진정성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마산독립운동 참여단체'의 면면을 살펴보면 3년 전 마창진 통합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관변단체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것이었고, 과거 '황철곤 시장'과 인연을 맺지 않았더라도 새로운 정치적 이득을 노리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3·15와 10·18을 팔고 다닐 입장도 아닌 것 같고, 무엇보다 정략적인 의도를 품고 움직이는 게 눈에 뻔히 보이기 때문에 분리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걸 주저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마산살리기 범시민연합 유 대표는 "민주적인 시민단체의 상을 정립하려 노력하고 있고 여러 활동 속에서 관변단체의 한계를 우려하는 시선을 불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산살리기 범시민연합은 국회와 안전행정부를 방문해 마산분리 당위성을 주장할 계획이고 지속적으로 정부를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마산분리집회/경남도민일보 DB

◇연석회의 구성은 어떻게 = 마산YMCA 차윤재 사무총장과 마산살리기 범시민연합 유재용 공동대표 등은 마산 지역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을 아우르는 20명 규모의 연석회의 구성을 추진한다.

차윤재 총장은 연석회의 추진 배경에 대해 "마산 분리가 성사되려면 법이 만들어지는 게 관건이다. 새누리당뿐 아니라 야당 국회의원들도 설득해야 하는 등 여러 과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산살리기 범시민연합 역시 "정파를 떠나 마산지역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데 적극 공감하고 있었다.

야당도 적극적이다. 김종대(민주당) 창원시의원은 "김한길 대표 선출 과정에서 통합 창원시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당 지도부에서도 마산 분리 사안을 우리 사회 큰 문제 중 하나인 갑을 관계로 접근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마산시 설치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위한 연석회의는 다음 달 초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차윤재 총장은 "연석회의는 법 제정을 목표로 하는 실리적 단체가 될 것"이라며 "범시민 운동단체 등의 대규모 조직 성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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