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지역 시의원 간담회서 "창원 청사 갈등 해결이 먼저" 기존 입장 되풀이

창원시의회 마산지역 시의원이 홍준표 지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도청 마산 이전 공약의 실행 여부를 서둘러 확정해달라고 요구했다.

26일 오후 4시께 마산지역 시의원 17명이 도청을 찾았다. 앞서 홍 지사에게 면담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날 마산 의원과 홍 지사의 만남은 마산 출신 김오영 도의회 의장이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산지역 시의원은 도청 2층 소회의실에서 홍 지사와 1시간가량 간담회를 했다. 홍 지사와 함께 경남도 박문길 행정과장과 지현철 서부권개발본부장도 자리했다.

마산지역 시의원은 이 자리에서 "마산시 분리와 관련해 지역 두 국회의원의 입장이 달라 어려운 상황"이라며 "같은 입장을 못 내는 이유 중 하나가 도청 이전 문제다. 안홍준 의원은 분리가 시기상조라며 도청 이전을 추진하자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때 도지사가 도청 이전에 대한 의사를 밝히는 것은 두 국회의원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시의회 마산지역 시의원이 26일 오후 경남도청에서 홍준표 지사를 면담했다. 홍 지사가 마산지역 시의원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이에 대해 홍 지사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홍 지사는 "창원시 청사 문제에 대해 승복하거나 정치적 갈등이 종결되고, 이후 도청 이전을 요구하면 그때 검토할 문제"라며 "도청 이전은 도의회와 도정이 판단할 사안이다. 시의원이 도청 이전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었다고 복수의 시의원이 전했다.

아울러 홍 지사는 "기존 진주의료원 갈등, 창원시 청사 갈등에 도청 이전 갈등까지 겹치면 얼마나 갈등이 증폭되겠느냐"며 "갈등이 심화하는 쪽으로는 입장을 내놓지 않겠다. 그렇다고 도청 이전을 안 한다고 선언한 적도 없다. 도청 이전은 5년 6개월에 걸쳐 진행할 문제이고, 지금 당장 꺼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 마산지역 시의원은 간담회 이후 전화 통화에서 "홍 지사가 도청 이전을 당장 거론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안홍준 의원이 시민을 현혹하지 말고 도청 이전을 포기해야 한다. 도청 이전은 홍준표 도정이 이어진다는 보장도 있어야 한다. 도지사는 안 의원을 불러 올 연말까지 도청 마산 이전이 불가능하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른 의원은 "도청 마산 이전에 대해 홍 지사는 그동안 말이 계속 바뀌었다. 경선 과정에서 공약하고, 당 후보가 되어선 시장과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했고, 당선 이후에는 시청사 문제 결정되면 하겠다고 했다"며 "오늘도 시청사에 대한 정치적 결정이 되고 나서 자기 의지를 표명하겠다고 했는데, 역시나 노회한 정치인이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홍 지사는 인사말을 하기 전에 "언론은 나가달라. 우리끼리 이야기를 좀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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