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형식'까지 준비한 마산역 집회…마산시 설치 특별법 요구

마산 분리를 촉구하는 결의대회가 25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마산역 광장에서 열렸다. 당초 주최 측이 예상했던 만큼(2만∼3만 명) 많은 사람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1000여 명(경찰 추산 700명)의 시민이 모여 마산 분리 주장에 힘을 보탰다.

"지금 내리는 비는 마산 시민의 피눈물"이라는 진행자의 멘트가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죽을 수는 있어도 마산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마산 지역 도의원과 시의원들은 물론, 지역 시민·사회·문화 단체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지역 국악인과 함중아 등 대중 가수의 사전 공연도 이어졌다.

집회에 참석한 일부 시민은 격앙돼 있었다. 본행사 전 진행된 시민 1분 발언에 참여한 한 시민은 "창원을 낳아준 게 마산인데, 지난 3년 동안 창원은 마산을 무시했다. 이런 걸 뭐라고 하나? 바로 ××자식이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마산 분리의 당위성을 외치는 한편, 안홍준 국회의원이 마산 분리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를 주도적으로 준비한 마산살리기 범시민연합 유재용 공동대표는 "지난 100년 넘는 마산의 역사 속에서, 지금 마산 시민들은 가장 치욕적인 우롱을 당하고 있다. 마산을 우롱하고 마산을 짓밟은 자들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연단에 오른 이순항 마산살리기 범시민연합 상임고문은 "마산 시민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마산의 지도자 두 분은 각각 다른 소리를 내고 있다"며 안 의원의 분리 운동 동참을 촉구하는 한편, "마산을 우습게 보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간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대사에 나선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은 "마산 분리를 요구하는 건 창원과 영원히 등지겠다는 것이 아니라 마산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마·창·진이 옛날처럼 사이 좋은 이웃사촌으로 돌아가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마산살리기범시민연합이 주최한 마산분리촉구 결의대회가 25일 오후 창원시 마산역 광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오후 6시 30분께 빗속에서도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연설을 듣는 모습이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새누리당 대표 연사로 연단에 오른 강용범 창원시의원은 "단지 청사가 안 오고 명칭을 빼앗겼다고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창원시가 마산 돈을 다 가지고 가는 등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 하기 때문이다. 100원 중에 창원이 50원, 마산이 35원, 진해가 15원 쓰는 게 통합의 정신이냐"고 말했다.

하귀남 민주당 마산회원위원장은 "이제 더 이상 거짓말과 사기에 농락당하지 않으려면 우리 뜻을 관철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송순호 창원시의원도 "통합의 정신은 뭐니 뭐니 해도 균형발전이었다. 하지만 통합 후 창원시 재정이 마산으로 흘러들어오는 일이 없었다. 어떤 명분도 실익도 없는 통합이었다. 국회에서 반드시 마산시 설치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밝혔다.

마산살리기 범시민연합 대표단은 "죽을 각오로 분리투쟁에 나서겠다"는 결의문을 발표하는 한편 '반 마산 인사'를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태우는 화형식을 벌였다. 집회 참석자들은 마지막으로 마산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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