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을 거부한 맛집들]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솔밭집

'공무원 입맛이 상전'이라는 말이 있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지역 토박이인 경우가 많다. 별다른 이동없이 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직업 특성상 지역 사정에 밝다.

먹을거리도 마찬가지다. 음식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다 보면 지역 내 맛집을 두루 섭렵하게 돼 대체로 입맛이 까다롭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팔용산 자락 '솔밭집'은 경찰 공무원이 많이 찾는다. 인근에 마산동부경찰서가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언론계에도 이름이 났는데 마산MBC에 오래 몸담은 창원문화재단 이상화 대표이사도 즐겨 찾는 곳이란다.

   

팔용산 등산로 입구에 있으니 산행을 마친 이들이 자주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경남도민일보도 지난 2011년 말 등산을 겸한 사원단합대회를 이곳에서 했다.

지난 16일 맛집으로 섭외하고자 연락을 했지만 단번에 "우리는 그런 거 안 합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유도 모른 채 거절당할 때 가장 마음 아프다.

이 집은 '오리'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내놓는다. 특별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은 '오리탕'이다.

'오리백숙'이나 '오리불고기'와 다르게 한 끼 식사로 안성맞춤인 데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해장에도 좋다. 전체적으로 붉은빛이 돌지만 칼칼하거나 맵싸하지 않다.

무와 파가 많이 들어서인지 달짝지근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붉은 색감에서 느껴지는 맵싸한 기운은 은은하면서도 묵직하게 뒷맛을 받칠 뿐 돋보이려 하지 않는다. 해장으로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흔히 국물 음식 먹고 나면 그릇 바닥에 후춧가루로 보이는 검은 알갱이가 눈에 띌 때가 잦다. 정확한 실체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MSG 부산물로 여긴다. 이 집 오리탕에는 이런 부산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 덕분에 조금 더 안심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솔밭집을 자주 찾는 손님들은 반찬에 만족감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묵사발'(묵냉국)이 인기다. 멸치로 우려낸 육수에 당근·오이채, 김 가루가 조금 얹혔다. 여타 간장이나 고춧가루 같은 양념없이 육수만으로 맛을 살렸다. 어떤 이는 묵사발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먹을 수 있다고 칭찬한다.

금방 구워져 따뜻한 부추전이며 깍두기, 오이무침, 콩나물무침 등 다른 반찬도 모두 맛깔난다. 단 산초가루를 넣어 맛을 낸 배추김치는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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