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에 있는 경남대학교에서 연리지(連理枝)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일간신문(경남도민일보)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한 뿌리에서 나온 것인지 다른 뿌리에서 나온 줄기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가지가 하나로 합쳐진 수령 100년 정도로 추정되는 배롱나무 연리지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무가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보기 드문 현상으로 암수의 새가 각각 하나의 날개만 가지고 있어서 날지 못하다가 만나서 날개를 합쳐 날아갈 수 있다는 비익조(比翼鳥)와 함께 지극한 사랑을 상징한다. 통합 창원시 출범 3주년을 앞두고 귀한 연리지를 발견하니 3년 전 각기 다른 시에서 합쳐져 하나의 시로 거듭난 창원시를 상징하는 듯 예사롭지가 않다. 특히나 창원시는 지금으로부터 600여년전 1408년 조선조 태종 때 창원부(昌原府)로 하나였던 것이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창원, 마산, 진해로 나누어져 있다가 20여년전 1988년 2월 3일 마산상공회의소가 행정구역 확장을 건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2010년 7월 1일 합쳐졌으니 나무에 비교하자면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연리지인 것이다.

뿌리가 같다고 하여도 각기 다른 줄기가 하나의 줄기로 완전한 연리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전의 자신을 내어 놓는 아픔을 겪는다. 창원시도 통합 전에 3개시가 가졌던 독특한 자긍심을 내려놓지 못하여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창원시의 어려움은 갑자기 커져버린 스스로에 대한 인식의 부족에서 왔다고 본다. 비슷한 인구의 수원시는 차츰차츰 커졌지만 창원시는 짧은 기간에 수원시를 능가하는 인구 110만의 거대한 기초자치단체로 되어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다.

뒤돌아보면 창원시가 통합을 한 것은 통합전의 3개시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각기 부족한 점을 비익조처럼 서로가 보완해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통합 전 창원은 마산의 상권, 역사, 문화와 진해의 쾌적한 주거지를 필요로 하였고, 통합 전 마산은 창원의 신생 공업도시의 자본과 활력, 통합 전 진해는 부산항 신항에 대항하기 위해서 창원과 마산이 가진 자원이 필요하였다.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이 대등한 세 개의 도시가 하나로 합쳐졌지만 그 크기에 맞지 않게 기초자치단체로 그대로 남아 있다 보니 마치 거인이 작은 옷을 입고 있는 듯이 불편하여 통합 전에 서로를 그리워했던 지극한 사랑은 잊어버리고 그 옷을 벗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표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창원시는 세 개의 도시 연합이 아니라 연리지처럼 하나의 도시로 통합을 한 것이어서 돌아가고 싶다고 하여도 마음대로 분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창원시 안에 새로운 시를 설치한다고 하여도 비익조의 암수를 강제로 떼어내면 날아가지 못하듯 세계 속의 명품도시로서의 경쟁력이 급격하게 추락할 것이다.

통합 3년을 맞이하여 창원시는 할 일이 많다. 첫째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TX를 비롯한 기업에 활기를 불어넣어 우리나라 수출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고 다음으로 기초자치단체에 맞지 않는 통합시의 직제를 준광역시 체계로 개편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일이다.

   

끝으로 시민 스스로 창원시가 연리지와 비익조임을 알고 서로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회복하여 세계 속으로 힘차게 비상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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