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포늪에 오시면] (28) 여름날의 우포에서 전하는 소식

요즘엔 해가 일찍 떠서 우포늪도 오전 4시 30분이 되면 밝습니다. 우포늪의 가장 빼어난 아름다움 중 하나가 우포늪의 새벽입니다. 우포늪을 거의 매일 찾고 좋아하는 분들에게 물어보면 우포늪은 천(千)의 얼굴을 가진 아름다운 아가씨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새벽 물안개가 가장 아름답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새벽 물안개는 봄과 가을의 저녁과 아침 온도차가 많이 나야 볼 수 있는데 그에는 못해도 요즘의 새벽안개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며칠 전 새벽 4시 30분에 10여 명의 일행과 우포늪 생명길을 일주한 김영일 선배님은 갔다 온 소감을 물으니 '보약 한 첩 먹었다'고 합니다. 같이 갔던 노융성 선배는 '우포늪 새벽의 생명길은 몽환적이다. 너무 좋았다'면서 '같이 간 동행인들 모두 너~무 좋다고 이구동성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사초 군락에서 이슬 머금은 억새 등에 감동을 받으며 새벽을 우포에서 시작한 그 분들은 색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우포늪에 계절별로 또 오겠다고 합니다. 혼자 보기 아까우니 다음엔 가족끼리 와서 우포의 새로운 면을 천천히 보고 싶어 합니다. 앞으로 <우포늪의 새벽 4시30분> 같은 프로그램이 생기고 많은 분들이 우포늪의 아름다움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우포의 새벽을 보지 않고서는 우포늪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분도 있으니까요. 요즘엔 우포늪 주위에 새롭게 지은 펜션들이 새벽을 보고자 하는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우포늪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우포늪 탤런트'라 소개하는 우포늪 지킴이 주영학 씨는 며칠 전에도 대구 KBS에서 '우포늪 영상'을 찍었다면서 여전히 우포늪을 홍보하기에 바쁩니다.

우포늪의 새벽. /노용호

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머금고 정답게 대해주는 주영학 씨는 '가시연꽃이 7월말 필 것이에요. 6월 말인 현재 가장 큰 가시연의 잎이 30cm나 되었어요"라고 전합니다. 가시연잎은 매우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7월말이면 가시가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새침때기 아가씨 얼굴 같은 가시연꽃을 피우기 시작해 절정은 8월말부터 10월말까지가 될 것입니다. 주영학 씨는 우포늪을 찾는 귀한 새인 물꿩 4마리, 뜸부기 2마리도 있다고 전합니다.

우포늪을 자주 찾는 해설사 오종석 씨는 지금은 물풀의 융단, 플라타너스 나뭇잎의 바람 소리, 우거진 버드나무들이 인상적이라며, 개개비들이 쪽지벌 쪽에 많이 있고 쇠물닭 어미가 새끼들을 데리고 다니는 모습도 귀엽다고 합니다.

6월 21일 오후 2012년 제네바 국제발명 전시회 의료기기부문 특별상 등을 수상한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인간공학연구소의 유희천(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가 학부생, 박사 과정 학생, 그리고 연구원들과 함께 우포늪을 찾았습니다. 더운 오후 2시에 우포늪생태관을 방문했기에 우포늪에 대한 영원한 인상이 혹 '더운 곳이구나'만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영상이 끝난 뒤 우포에 대한 정보를 주고자 만났습니다. 오면서 무엇을 기대하셨냐고 물으니 '우포의 아름다움'이라고 했습니다. 새벽이나 오후 늦게 오셔서 걸으시면 좋겠다고 한 뒤에 즐겁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생태춤을 보여주니, '매달 한 번 융합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이야기를 듣는 세미나에 강사로 초청하고 싶다'고 하여 저도 흔쾌히 허락하였습니다.

우포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기 위해 시작된, 생태와 춤을 융합한 생태춤이 탄생된 이유,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철학, 그리고 10여 개의 생태춤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차별적인 엉뚱한 생각·관찰,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하든 계속하는 지속성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며칠 전 고등학생 아이가 미국 아이비리그(Ivy League)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학부모를 만났습니다. 우포와 미국 그 대학교들의 연관성에 대해 물으니 생태와 환경은 국제적인 관심사이니, 우포늪과 생태에 대한 창의적인 성과물을 만들고자 한답니다. 고교 성적은 물론 학업외 활동을 중요시하는 미국 대학들의 입학 자료들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전공 분야는 신문방송이고 졸업 뒤 국제적인 신문방송 분야에서 활약하고 싶어한다고 들었는데, 이야기를 나눈 뒤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포늪과 생태 분야는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죠.

6월 22일 토요일이 쉬는 날이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13년 지리학대회에참가했습니다.

우포늪의 아름다운 10경, 생태춤, 지리학적으로 의미 있는 우포늪의 지역 등에 대해 발표하면서 영상물도 보여주니 반응이 좋았습니다. 어느 교수는 이번 여름방학에 꼭 오겠다고 합니다. 1년 한 해가 너무 빨리도 지나가기에 올해는 우포에 대한 기록을 남기자는 생각에서 일기 쓰기 차원을 넘어 학회에서 발표를 하였던 것입니다.

그곳에서 '지리 답사 사진 잘 찍는 법'이란 워크숍이 열리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포에서 14년간 사진을 찍어온 정봉채 작가에게 '사진이란 무엇인가?'와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물었습니다. 정 작가는 '사진이란 본다는 것'이라면서, '사진은 기술로 찍는 게 아니다. 제대로 느끼고 볼 줄 알아야 사진을 잘 찍는다. 마음에 담아야 한다. 그냥 와서 스쳐가듯 찍지 말고 우포 속에 자신을 힐링(치유)하면서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고 합니다. 우포를 사랑해서 '늪이 된 사진가' 정봉채 작가! 그의 사진이 8월말까지 부산 해운대의 이인아트홀과 강원도 춘천시의 김유정문학관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우포늪 인근 대합면 주매마을을 지나가다 보면 가시연꽃 모양의 전망대와 수생식물체험이 가능한 '우포늪 수생식물 단지'가, 이방면 안리에서는 10월 완공 예정인 '동요산토끼공원'이 우포늪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추억을 드리기 위해 준비 중인 것을 보실 것입니다.

/노용호(우포늪관리사업소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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