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개 업체, 신속한 자율협약 체결 요구 호소문 발표

STX조선해양·STX중공업·STX엔진 1800여 협력업체들이 채권단에 신속한 자율협약 체결과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20일 발표했다. 또 STX그룹 경영진에는 조기 정상화, 정부에는 국내 조선업 보호를 요구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STX조선해양은 현재 160여 척의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향후 2년 동안의 일감을 가지고 있음에도, 일시적인 자금 고갈로 협력사 납품이 중단돼 협력사 공장은 가동 중단되거나 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긴급 자금 투입으로 일을 계속 할 수 있게만 한다면 자체 동력으로 STX조선해양·STX중공업·STX엔진은 물론 1800여 협력사까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밝힌 '(지난 4월 STX 계열사)자율협약 신청 후 월별 공장 가동률'을 보면, 3월에 100% 가동하던 공장들이 4월에는 85%, 5월 60%만 가동되고 있다. 또 6월에는 공장 가동률이 50%, 7월에는 30%까지 급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이들은 STX그룹 경영진에 "현재 경영난 원인의 한 부분을 제공했지만 지난 10여 년간 쌓아 올린 경영 노하우가 필요한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세계적인 영업망과 경영 인프라 등을 통해 STX그룹이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룹 경영진은 더욱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채권금융기관에는 "협력사 역시 채권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STX로부터 받아야 할 채무가 있는 채권단"이라면서 "STX조선에 2년간 일감이 확보돼 있다지만 현재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없어 40만 협력사 가족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채권금융기관은 협력사 가족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정부에는 "과거 40여 년간 지켜온 조선 1번지의 지위는 대형 조선업체와 함께한 수많은 협력사들의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조선산업은 국가경제 발전과 고용창출에 기여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동반성장 산업이므로 적극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STX조선해양·STX중공업·STX엔진 협력업체 대표 모임 총무이사인 최태환 태진중공업 대표는 "STX 계열사 1800여 협력업체와 40만 협력업체 가족이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놓였는데도 지역 국회의원들이 손 놓고 정부와 채권단에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