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마산합포구 쪽 시·도의원들이 '새로운 마산 만들기 위한 마산 분리안 입법투쟁'을 선언했다. 이들 시·도의원 10여 명은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개시 통합 후 마산이 덕 본 것이 없고, 마산 분리만이 살길이다'며 마산 사람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박완수 시장에게 여론 호도 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통준위 결정사항에도 없는 현 청사 리모델링을 용역에 끼워 넣는 등 현 청사확정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비난도 했다. 이에 앞서 이주영 의원은 '마산 분리를 위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하면서 '분노한 마산민심을 달래기 위해 내가 앞장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안홍준 의원은 '마산 살리기 범시민연합' 행사에 참석하여 '청사확정 조례안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결과를 지켜본 후 마산 분리 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결 정족수 문제라면 몰라도, 의사 진행절차와 관련된 '무효 확인소송'에서 승소한 판례는 물론, 재결례도 없다. 또한 마산분리 운동을 한다고 하루아침에 분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분노한 민심의 표출이고 박완수시정에 대한 압박이다.

그러나 '마산 분리안 입법투쟁' 기자회견장에 마산회원구 쪽 시·도의원들이 모두 불참함으로써 반쪽 기자회견을 했다고 한다. 마산이라는 이름과 청사도 빼앗기고, 마산 분리 건의안마저 통과된 마당에 반쪽 기자회견을 연 것은 마산지역 여론이 양분된 것으로 비칠 수도 있어 적전분열(敵前分裂)이 걱정된다. 또한 마산분리 건의안을 의결해 놓고 기자회견장에 불참한 회원구 쪽 시의원들은 안홍준 의원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시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 마산이라는 명칭과 시청사 문제는, 경제적 이익을 떠나 마산사람 자존심의 문제다. 때문에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함부로 말할 내용이 아니다.

그러나 경남도의회 이흥범 의원은 5분 자유발언에서 시의원들 간에 감정 대립으로 마산을 분리한 것은 통합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말하면서, 통합이 되지 않았다면 마산은 침체의 늪에서 활기를 찾는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라고 통합을 긍정 평가하고, 도청이전 운운 했다고 한다. 이는 통합에 직접 참여하여 졸속통합을 이끈 당사자로서 책임감 없는 말이다.

또한 정치 하는 사람들은 도청 마산이전을 도지사 관사 이전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도지사 한 사람의 결심만으로 이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경남도의회 승인은 물론 관계기관의 협조, 이전에 따른 용역평가, 재원조달 등 수많은 난제를 안고 있어, 도청이전이라는 카드로 또 시민을 현혹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더욱 문제는 도청 마산이전을 이루지 못했을 때, 시민의 상실감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하는 것이고, 시민들은 이제 마산정치인들이 하는 말은 못 믿겠다는 분위기다.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시청사 마산유치를 약속한 바 있어 누구도 청사 문제에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모두가 마산의 죄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시 명칭도 청사도 야구장도 다 뺏겨버린 시민에게 아무런 근거도 없이 도청 마산이전을 믿고 기다리라는 것은, 마산사람들을 핫바지로 보고 하는 말이다. 또한 상실감에 빠져있는 시민은 못 본 체하고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책임정치가 아니므로, 여·야를 떠나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분노하는 민심을 달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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