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수면 매립면허 만료 한달 앞 둬…주민 "채권단·창원시 적극 나서라"

STX 진해국가산업단지 확장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공유수면 매립면허 기한 만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민 보상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탓에 창원시 진해구 수치·죽곡 주민은 산업단지 확장과 연계된 이주사업이 물거품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주민은 STX채권단과 창원시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산단 확장은 공유수면 매립 37만㎡와 마을 이주 17만㎡ 규모로 진행된다. 공유수면 매립면허 만료일은 7월 17일로 그전에 STX조선해양은 창원시로부터 실시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야 매립면허가 유지된다. 실시계획 변경 승인은 보상에 대한 주민 동의가 관건이지만 STX조선해양 경영여건 악화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STX조선해양은 기존 사업방식을 포기하고 사업 시행자 변경 등을 검토했다. 주민과 함께 SPC(특수목적법인) 설립 또는 제3자 개발방법 등이 논의됐지만 답을 찾지는 못했다.

매립면허 만료까지는 한 달가량 남았지만 창원시의 실시계획 변경 승인에 대한 검토·결재과정까지 계산하면 사실상 이달 안으로 보상에 대한 결정이 마무리돼야 한다.

현재 즉시 보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STX조선해양은 보상에 대한 약정을 전제로 주민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창원시 진해구 원포동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 공장 터 부족으로 산업단지 확장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 오른쪽 바다와 마을이 확장사업 대상지이다. /STX

이러한 상황에 채권단 역시 뚜렷한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 주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심지어 주민 사이에서는 내분이 발생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규업 수치·죽곡 이주대책위원장은 "STX는 동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상 백지위임을 하라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계속 소음·분진 속에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덜컥 보상에 동의할 수도 없고 시간은 촉박한데 우리도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이어 "믿고 동의하자는 주민이 있지만 책임질 사람 없이 동의했다가 모든 재산을 날릴 수 있다며 이주를 포기하고 그냥 살자는 주장이 엇갈려 분란이 일고 있다"며 "창원시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채권단은 STX와 주민에게 미루지 말고 공증을 서든지 지급 보증을 하든지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시 역시 난감한 처지다. 창원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시에서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 안타깝다"며 "계속해서 주민과 STX조선해양이 협의해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중재하고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TX조선해양은 최대한 채권단에 건의하는 한편 주민과 논의해 해결책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여러 가지 대안을 모색했지만 시간이 촉박해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며 "산업단지 확장은 꼭 필요하기에 채권단과 협의하고 주민에게 약속을 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 다음 주 중에 결론을 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TX 진해산업단지 확장은 수치·죽곡 주민을 이주시키고 마을 앞바다를 메워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공장 터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주민의 소음·분진 피해를 없애는 동시에 부족한 공업용지를 확보하는 차원이다.

STX조선해양은 인근 명동 산 104번지 일대에 이주단지를 조성하고, 주민은 STX에서 받은 보상금으로 이주단지를 분양받는 방법이다. 모두 4700억 원의 사업비 중 보상에는 900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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