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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먹는 보람이 있다 오동통한 갈치살

[경남맛집]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제주생갈치'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3년 06월 19일 수요일

참살이 열풍이 날이 가도 식을 줄 모른다. 참살이를 실천하는 행동 양식 중 하나에는 '로컬푸드 운동'이 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상품을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소비자들에게 싸게 내놓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유통 단계가 짧아지니 소비자는 언제나 신선한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이런 로컬푸드 운동을 활용해 청년 및 주부들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되는 '착한 식당'이 창원에 있다고 해서 찾았다.

창원시 사림동 창원대학교 정문 앞에 위치한 '제주생갈치'(이하 생갈치).

   
  살집이 두툼해 먹음직스러운 갈치찌개. /박일호 기자  

인증 사회적기업인 이곳은 경남청년희망센터 로컬푸드사업단 동네찬방이 운영하는 밥집이다. 동네찬방은 로컬푸드 농·축산물로 각종 반찬을 만들어 이를 필요로 하는 가정에 배달하는 사업체다. 사회적기업으로서 국가 지원이 끝나는 5년차를 맞아 당당한 기업체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처음부터 반찬 사업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 경남청년희망센터는 사회적 일자리 사업으로 '희망카페'를 열어 1년 동안 청년 10명 정도에게 바리스타, 제과·제빵 교육을 했다. 청년들이 일도 배우고 돈도 버는 작은 공간이었다.

그러다 일자리 창출 범위를 청년을 비롯한 주부들로 넓히면서 친환경 반찬배달로 사업 영역을 확대 재편성했다.

동네찬방 거점인 생갈치는 지난 2011년 문을 열었다. 현재 모두 15명의 직원이 매달 최저임금에 준하는 사회적 임금을 받으며 함께 일하고 있다. 운영은 황정원(38) 경남청년희망센터 로컬푸드사업단 사무장과 김희자(59) 조리장이 담당한다.

생갈치는 이름처럼 갈치 요리가 주요 메뉴다. 한데 안타깝게도 갈치는 '중국산'을 쓴단다.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제주산 갈치로 조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갈치 값이 뛰어올라 마리당 1만 5000원씩 하는 거예요. 한 끼당 1만 원하는 갈치 요리에 1만 5000원짜리 갈치를 쓸 수 없는 노릇이었죠. 하는 수 없이 중국산 갈치를 쓰게 됐습니다. 대신 중국산 최상품만 사용합니다."

최상품임을 입증이라도 하듯 갈치찌개에 든 갈치는 살집이 두툼하다. 살집 속에는 알 또한 그득 배어 있어 보기만 해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찌개는 진하디 진한 붉은 색감이 식욕을 마구 자극한다. 향기만으로도 흠씬 코를 두들겨 칼칼한 기운이 땀을 삐질삐질 나게 한다. 태양초·청양초·양파로 이뤄진 적·녹·백의 조화는 눈맛을 더욱 화려하게 만든다.

   
  갈치구이./박일호 기자  

두툼한 갈치를 접시에 놓고 살을 발라봤다. 대개 찌개에 든 갈치는 찌개 수분에 의해 살이 부드럽고 촉촉해 쉽게 발라지기 마련. 반면 이 갈치는 워낙 살집이 두껍고 단단해 웬만한 힘을 들이지 않고서는 쉽게 밥 공기에 옮겨 담을 수 없다.

비결은 갈치 손질에 있다. "매일 들어온 갈치는 다음날 쓸 분량을 전날 미리 손질합니다. 갈치는 피가 완전히 빠져야 잡내가 안 나거든요. 때문에 소금물에 두세 번 담갔다 빼고 손으로 문지르기를 반복해요. 이를 냉장고에 넣어 숙성 보관하죠."

냉장 보관을 하게 되면 갈치는 원래 가지고 있던 수분을 빼앗기기 마련이다. 남은 수분은 갈치를 담은 용기 밑에 흥건히 남게 된다. 이를 음식에 쓸 때면 갈치살이 살짝 말라 단단해진다. 덕분에 찌개에 넣었을 때도 단단한 식감이 살아 고소한 육즙을 더욱 풍부하게 내게 된다.

찌개 국물은 첫맛이 칼칼한 반면 뒷맛엔 은은한 단맛이 개운하게 퍼진다. 육수는 따로 내지 않고 맑은 물만 사용하는데 이는 갈치가 가진 개운한 맛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특별한 점은 찌개에 든 무가 다른 집보다 큼직하다는 것이다. 너무도 푸욱 잘 졸여져 젓가락을 살짝만 대도 숭덩 잘려나간다. 입에 넣으면 포실포실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을 즐겁게 한다.

   
  ./박일호 기자  

"따로 육수를 내지 않는 대신 미리 고춧가루, 간장, 마늘, 물엿으로 간을 한 물에 무를 푸욱 졸여놓은 것을 찌개 냄비에 부어요. 이렇게 되면 잘 익은 무와 두툼한 갈치 살집이 맛의 조화를 이루게 되죠."

갈치구이는 생선구이 전용 그릴에 구워 낸다. 잘 손질된 갈치에 국내산 천일염 왕소금을 척척 뿌려 내놓되 간은 슴슴하게 배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른 갈치 요리와 마찬가지로 두툼하면서도 단단한 살집이 구미를 당긴다. 구이 특유의 고소한 맛이 배가 돼 입이 즐겁다.

생갈치가 내놓는 반찬은 친환경 반찬배달 사업을 겸하는 만큼 그날그날 만들어 배달할 물건들이다. 덕분에 매일 반찬이 달라진다. 식당을 매번 찾는 손님이라도 늘 다른 반찬을 맛보게 된다.

쌀은 창원 동읍농협에서 직접 구매한다. 반찬 재료 대부분은 지역 청년회원이 운영하는 농장이나 텃밭 그리고 농민회에서 공급받으니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박일호 기자  

<메뉴 및 위치>

   

◇메뉴: △갈치찌개 1만 원 △갈치조림 1만 원 △갈치구이 1만 원 △두루치기 정식 7000원 △추어탕 7000원 △추어국수 7000원 △청국장 6000원.

◇위치: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8-5(용지로 319-2). 055-237-6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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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천 기자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