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후유증 탓에 창원도 아닌 '경남'으로 바꿔 개청…정부 "시민정서·갈등 고려"

안전행정부는 18일 오후 1시 30분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포동 마산만아이파크 아파트 옆에 신축된 정부합동청사 개청식을 열었다.

그러나 이 합동청사는 지난 3월 말 준공 때부터 지금까지 공식명칭이었던 '정부 마산지방 합동청사'에서 '마산'을 빼고 '경남'을 대신 넣은 이름으로 개청됐다. '정부 경남지방 합동청사'로 바뀐 것이다.

이렇게 변경된 속사정을 들여다보니 통합 후유증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합동청사 관리권자인 안전행정부는 "2008년 마산시가 있을 때 시작한 사업이고, 이후 창원시로 통합되면서 창원지방 합동청사로 명칭을 변경하는 게 원칙상 맞았다. 하지만 마산시민들의 정서와 명칭을 둘러싼 갈등 가능성 등을 고려해 광역자치단체 명인 경남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전행정부 문범수 서기관은 "정부합동청사가 있는 광주와 대구도 광역지방자치단체 명칭을 쓰고 있다"고 부연설명하기도 했다.

18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포동 정부경남지방합동청사에서 개청식이 열렸다. 이날 개청식에 참석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홍준표 지사, 김오영 도의장, 박완수 시장 등 내빈들이 개청 기념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하지만 지역 주민의 의견 수렴 없이 독단적으로 명칭을 변경한 것이어서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창원시 처지에서는 내심 '정부 창원지방 합동청사'라는 이름을 원하고 있었으나 '마산'이라는 이름을 고수하자는 지역 인사들의 반발에 부딪힌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창원'이라는 이름은커녕 '마산'이라는 이름도 놓친 셈이 되고 말았다.

이런 연유 때문인지, 이날 개청식에 참석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연설 내용이 의미심장했다. 유정복 장관은 "내일이면 홍준표 지사님이 취임한 지 6개월인데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홍준표 지사는 "장관님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한 후 "취임 6개월 되는 날에, 그것도 마산에 정부 합동청사를 개청해 주신 데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 자리에서 창원시 통합 후유증을 거론하면서 경남도 차원에서 '마산재건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홍 지사는 "창원시의 내부 문제로 지금 마산시민들의 상실감이 크다. 한때 7대 도시라는 명성도 사라지고 이름도 없어졌고, 여러 문제로 쇠락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배려로 이 지역에 정부 합동청사가 설치됐고 앞으로 마산이 행정중심 복합타운으로 거듭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 지사는 "마산의 영광을 되찾을 마산재건 프로젝트를 경남도 차원에서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장관과 홍 지사의 축사가 끝난 후 개청식은 마감됐고, 박완수 창원시장은 축사를 하지 못했다. 또한 이주영 의원과 안홍준 의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애초 식순에는 이주영 의원의 축사가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