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2명, 2012년 23명…올해 한 명도 없어 / 비결 ‘자존감 심어주기’…학생 칭찬․관심 일조

"하루에 200명 정도가 학교를 떠나고 있다. 전국에서 연간 6만명 이상의 학생이 학교를 그만두고 있다. 경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중도탈락자가 감소하고 있다. 김해 삼문고가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의 중도탈락 예방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고영진 교육감이 김해삼문고등학교를 방문해 올해 중도탈락자 제로에 성공한 교직원과 학생들을 격려했다.

김해삼문고등학교는 지난 2004년 10학급 317명으로 개교했지만 개교 이후 해마다 학업 중도탈락생이 많았다.

올해로 개교 10주년을 맞는 삼문고등학교는 도내에서 학업을 중도하는 학생이 많았지만 올해는 중도탈락생이 한 명도 없는 자랑스런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로 삼문고는 지난 2009년 72명이 학교를 그만뒀으며 2010년 58명, 2011년 51명이 자퇴나 퇴학 조치됐다.

   

그러나 지난해 자퇴 18명과 퇴학 5명 등 중도탈락생이 23명으로 50% 이상 줄어들었으며 올해는 개학 이후 현재까지 한 명의 중도탈락 학생이 없는 ‘기적’이 일어났다.

김해삼문고 기적의 중심에는 지난해 3월 부임한 이혜숙 교장이 있었다.

이혜숙 교장은 “교육기관인 학교가 교육적 관점에서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 학생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면서“무엇보다도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간 꾸중과 벌만 받아온 ‘문제아’와 그에 버금가는 학생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줘야겠다고 판단했다. 학생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준 것이 이번 기적의 원동력이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문고는 이와 함께 등교시간을 기존 8시20분에서 다른 일반계 고등학교와 마찬가지인 8시로 앞당겼다.

또 교내에서 진동하던 담배연기를 퇴출시키기 위해 학부모들의 순찰 활동 등을 통해 교내 흡연예방 대책을 적극 추진했다.

특히 이혜숙 교장은 발상의 전환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 교장은 그동안 문제 학생들에게 끌려가면서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후약방문’ 형식의 업무처리에서 벗어나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 것을 주문했다.

이 교장은 “무조건 학교에서는 긍정적인 말, 기분 좋은 말로 아이들에게 인사를 먼저 건네자고 당부했다”며“아침에는 교직원 전원이 교문에서 등교하는 아이들을 ‘진짜 따뜻이’ 환영하기로 교직원들이 결의까지 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에게는 손을 내밀었다. 자녀들이 삼문고 학생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지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교장과 교사 등 교직원의 노력에 학생들도 마음을 바꿨다. 등교시간이 빨라지고 학교에서 담배 냄새가 사라졌고 교복 착용 학생이 늘어났다.

학생들의 성적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중학교 내신 88%를 기록했던 올해 졸업생 396명 중 수도권 유명 대학에 14명이나 입학했고 지방대학교에 170명, 수도권 전문대 13명, 지방전문대 165명 등 진학을 원하는 학생 전원이 대학에 입학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고영진 교육감은 이날 이혜숙 교장과 교직원들을 위로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방문했다.

이날 고영진 교육감은 “이혜숙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발상의 전환과 끈질긴 노력이 학생들을 변화시켰다. 정말 감사드린다. 중도탈락자가 단 한명도 없는 것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면서“김해삼문고등학교의 기적이 경남은 물론 대한민국으로 퍼져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우수한 사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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