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제6회째를 맞은 '경남의 노래' 행사가 지난 4일 오후 창원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렸다. 경남음악협회가 주최·주관하는 '경남의 노래'는 최천희 경남음악협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경상남도음악제와 함께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중의 하나이다.

이 음악회는 경남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인들의 경남을 주제로 한 시에, 경남의 작곡가들이 곡을 붙여 가곡을 만들어 공연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행사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어느 정도 성과와 내실을 기할 수 있었던 것은 문인협회와 여러 시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도 원로인 이우걸 시조시인을 비롯한 14명의 시인과 황덕식·진규영·김지만·배우민 등 다양한 세대의 작곡가 14명이 참여하여 가곡들을 발표했다. 특히 이우걸 시인의 시에 일본 작곡가 니노미아 츠요시가 곡을 붙인 '부곡온천' 등 한국과 일본의 예술가가 함께 만든 가곡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경남의 노래'의 또 다른 특징은 경남 페스티벌 쳄버앙상블이 반주를 한다는 것이다. 보통 가곡 연주는 피아노 반주가 가장 일반적이다. 때때로 오케스트라 반주에 성악가가 노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피아노 반주를 오케스트라로 편곡하는 2차 작업을 거쳐야만 한다. 하지만 경남의 노래는 쳄버앙상블의 반주를 바탕으로 해 피아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가능성과 매력이 흘렀다.

필자 또한 매년 작품을 발표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참여 성악가들의 성의와 열정이다. 일반적으로 연주자들은 창작곡을 회피하거나 연습을 게을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6회째를 이어오는 동안 만난 연주자들은 창작곡임에도 매우 성의 있는 연주와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소프라노 허미경 인제대 교수를 비롯해 바리톤 김종홍·신화수, 테너 정능화 선생은 거의 매년 경남의 노래 연주자로 참여하면서 많은 박수를 받고 있다.

반응이 좋아서인지 최근에는 경남의 노래를 모델로 한 연주회가 하나둘씩 늘고 있다. 마산음악협회가 주관하는 마산의 노래, 지역 시인과 지역 작곡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창원의 노래 등이 그렇다. 그리고 올해는 경남작곡가협회에서도 지역 시인들의 작품에 지역 작곡가들이 곡을 붙인 작품 발표회를 개최했다.

경남 지역은 창작 가곡이 특히 많이 연주되는 편이다. 다른 지역이 기악 작품이 많은 데 비해 가곡과 합창 작품이 두드러진다. 이는 지역의 특색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다양성의 결핍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지역의 현역 작곡가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음악회마다 참여 작곡가 30%의 정도는 항상 중복된다. 작품 성격 역시 더욱 불분명해진다.

   

경상남도음악협회, 경남작곡가협회 등 여러 협회와 단체 주도로 많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무대가 다양한 모습과 작품으로 채워지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음악인들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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