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한두 달 빨라져…환경단체 "4대강 사업 탓", 환경부 "우려할 수준 아냐"

낙동강에 지난해보다 빨리 녹조가 발생했다. 지난해 낙동강을 비롯해 4대 강에 '녹조라떼'로 불릴 정도로 심각한 녹조현상이 생기자 환경단체는 수질개선을 한다던 4대 강 사업 실패가 판명난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지난 7일 오후 창녕함안보 하류에 있는 본포취수장에서 옅은 녹조가 확인됐다. 강에서 취수구 쪽 4중 조류차단막 사이 물 색깔이 확연하게 달랐다. 녹조현상은 남조류 등의 대량번식으로 생기는 것을 말한다. 녹조는 인·질소 등 영양염류와 햇빛·수온, 물 흐름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한다.

현장에서 만난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기온이 올라가면 녹조가 생기는 것이고 아직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수공은 녹조가 심해지면 물을 뿌리려고 양수기 4대를 설치해 놓았다.

창녕함안보는 강물을 방류하고 있었다. 방류되는 물은 녹갈색을 띠고 있었으며, 보 아래 30~50m쯤에는 부유물질이 큰 띠를 형성하고 있었다.

창녕함안보에서 방류되는 물이 녹갈색을 띠고 있다.

창녕함안보 상류 칠서취수장에는 취수구 앞에 수차를 가동하고 있었다. 취수장 직원은 지난해 녹조가 발생하면서 설치한 수차를 지난달부터 가동했다고 전했다.

수공이 관리하는 창원 본포취수장은 하루 평균 낙동강물 12만 5000t을 취수해 창원공단, 반송정수장·석동정수장 등을 통해 창원·진해지역 식수로 보낸다. 또 창원시가 관리하는 함안칠서정수장은 24만t을 마산과 함안지역에 공급한다.

환경단체는 올해 녹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발생시기가 지난해보다 1~2달 빨라졌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낙동강 녹조 발생에 대해 "시기가 1~2개월가량 빨라졌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오기도 전에 독성 남조류가 낙동강에 번지는 것"이라며 "1000만 식수원인 낙동강의 수질이 4대 강 사업으로 시간이 갈수록 더욱 나빠진다는 증거다. 정부가 4대 강 사업 검증을 미적거리는 사이에 또다시 식수원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녕함안보 하류에 있는 본포취수장에 녹조현상이 발생했다. 취수구쪽 조류차단막 물색깔이 확연히 다르다.

녹색연합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경북 구미에서 창원까지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현장확인과 수질검사를 위한 강물을 채수했다. 녹색연합은 본포 취수장, 창녕합천보 상류와 우곡교 아래, 대구 달성보 하류 도동서원 앞과 낙동대교 아래 지점에서 녹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황인철 4대강현장팀장은 "지난 6일 본포 취수장과 도동서원 인근 낙동강에서 녹색 페인트를 풀어놓은 것과 같은 녹조를 확인했다. 다른 곳에서도 강물 속에 녹색의 알갱이가 떠가거나 옅은 녹색 띠가 나타났다. 이는 남조류가 번성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녹조현상이 빨라진 데 대해 "물이 정체되면 녹조 사체 등 각종 유기물질이 축적돼 수질이 나빠지는 데 4대 강 수질이 갈수록 나빠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녹조현상은 본포취수장에 6월 말, 도동서원에는 7월 말에 확인됐었다. 올해는 더 넓은 지역에 더 일찍 생기고 있어 고온과 비가 내리지 않으면 녹조현상은 악화할 수도 있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아직 녹조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견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수생태관리과 관계자는 "강가 정체된 곳에 조류 알갱이가 나타나고 있지만 남조류는 관찰되지 않고 있다. 농도 수치도 낮다"며 "농도가 짙어지면 조류경보로 정수시설에 고도처리를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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