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공무원]신점섭 산청소방서 구조대원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매일 매일을 긴장속에서 자신의 능력 이상의 활약을 약속하고 있는 산청소방서 구조대원인 신점섭(44·사진) 소방장.

신 소방장은 지난 1995년 특별한 이유나 꿈을 갖고 소방공무원이 된 것은 아니다.

신 소방장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 소방공무원에 지원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18년이라는 세월동안 소방공무원으로 근무를 하다보니 적성에도 맞고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신 소방장은 "소방관은 희생 봉사라는 생각으로 어떠한 현장에서라도 소방관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구조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으로서 18년이라는 시간 동안 근무하면서 구조 활동 중에 어려운 일에 부딪힌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수없이 많은 구조 활동 중에 신 소방장이 제일 어려움을 겪은 구조활동은 지난 2005년 산청군 삼장면 대원사 계곡에서 발생한 익사자 인양사건이다.

대원사 주차장 계곡에서 어린이가 지름 7m가량의 바위 밑으로 빨려 들어가 익사했다. 신 소방장 등 구조대원들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바위 틈이 좁아 장비 착용도 안되고 겨우 몸만 들어갈 정도의 구멍인데다 계곡 물살로 거품이 발생해 시야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인양을 위해서는 장비도 없이 사람이 직접 진입하는 것 외는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으로, 자칫 구조대원들의 생명마저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위험한 현장에서 신 소방장은 몸에 줄을 묶었다.

신 소방장은 같이 간 대원에게 1분 정도 지나도 나오지 않으면 줄을 당겨 줄 것을 당부하고 물속으로 들어가 익사자를 인양했다.

신 소방장은 이날의 긴박했던 상황을 회고하며 "당시 무척이나 긴장해 인양을 할까 말까 고민했다"며 "실제 인양 시간은 짧았지만 무척이나 길게 느껴져 조금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구조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상황도 있지만 보람된 일도 많다. 그에게도 잊지못할 보람된 구조활동이 있다. 그것은 지난 2002년 몰아닥친 태풍 루사 때 일가족 3명을 구조한 일이다.

폭우로 경호강이 범람해 산청읍 차탄리 소재 한 공장이 침수돼 일가족 3명이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러번에 걸쳐 구조를 시도했지만 거센 물살 등으로 도저히 구조할 수 없어 지휘관이 철수 명령을 내리는 상황에까지 치닫게 됐지만 신 소방장은 지휘관을 설득해 결국 무사히 일가족 3명을 구조했다.

그는 "그날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모두가 구조를 포기했지만 구조를 요구하는 일가족의 모습을 보았을 때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 끝까지 구조했다. 이 활동이 제일 기억에 남고 지금도 생각하면 구조대원으로서 자랑스럽다"며 뿌듯해 했다.

신 소방장이 18년 동안 구조대원으로 활동하면서 인양한 익사자가 무려 40여 명에 이른다.

이처럼 수많은 익사자를 인양한 신 소방장이지만 지금도 인양 출동 시에는 긴장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경호강의 특성 상 여름철이 되면 물속 시야가 탁하기 때문에 익수자 발견이 쉽지 않다. 장시간 물속에서 수색하면 건조한 공기를 계속 흡입하기 때문에 물속에 있어도 상당한 갈증을 느끼며 통증이 오고 체력적으로 부담이 심하다"는 신 소방장은 "물속에서 작업할 때 빨리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하고 고인에게 명복을 빌며 익사자를 발견했을 때 고인에게는 죄송하지만 때로는 반가울 때도 있다"며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신 소방장은 "내 고향은 산청이다. 경호강은 물론 산청의 지리적 여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며 "소방서 구조대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산청 지킴이로 남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철저한 사명감을 가지고 소방서 구조대원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체력 훈련 하면서 흘리는 그의 땀이 믿음직스러움을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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