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STX 이어 중공업·엔진 자율협약 타결 유력

채권단이 STX중공업과 STX엔진에 대한 자율협약도 타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중공업과 STX엔진의 주요 채권금융기관들은 조만간 각자 여신심사협의회를 열어 이들 두 회사에 대한 자율협약 동의 여부를 정한다.

채권단 분위기는 두 회사와 자율협약을 맺는 쪽으로 상당히 기울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단에 16일까지 협약 동의 여부를 알려주도록 요청했다.

STX중공업 채권은행은 산업은행(29.4%), 농협(27.9%), 우리(17.4%), 수출입(10.1%), 신한(6.0%), 정책금융공사(4.9%), 외환(2.1%), 대구(1.1%), 경남은행(1.0%)이다. STX엔진 채권은행은 산업은행(41.5%), 우리(27.1%), 외환(9.3%), 농협(7.6%), 수출입(5.6%), 정책금융공사(3.8%), 대구(2.9%), 하나은행(2.2%)이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STX는 무역업을 하는 지주회사여서 논란이 있었지만, 실체가 있는 중공업·엔진은 채권단도 살려야 한다는 뜻이 강하다"고 전했다.

이들 두 회사는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1900억 원(중공업 1500억 원, 엔진 400억 원)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 STX조선해양과 사업적으로 밀접한 중공업과 엔진은 자율협약에 동의하려고 한다"며 "16일 동의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정책금융공사, 외환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다른 채권금융기관도 16일에 맞춰 자율협약 동의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14일 2000억 원의 만기 도래 회사채를 갚아야 했던 ㈜STX와 달리 중공업과 엔진은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없어 자율협약에 시일을 다툴 필요는 없다.

수출입은행 고위 관계자는 "아직 동의서 제출 시기를 정하진 않았다"며 "주채권은행이 요구하는 적기(適期)에 맞춰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STX 그룹 4개 계열사가 일제히 '준(準) 워크아웃'으로 불리는 자율협약에 들어가게 됐다.

㈜STX를 지배하면서 사실상 강덕수 STX 회장의 '개인회사'인 포스텍의 자율협약도 탄력을 받게 됐다.

포스텍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STX 자율협약 타결에 따라 신규 자금 지원과 출자전환(대출금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조선해양, 중공업, 엔진을 포함해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인 포스텍도 한 묶음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포스텍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 규모로 300억~500억 원이 거론되고 있다.

자율협약이 완료되면 STX 그룹은 지주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조선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STX팬오션과 STX에너지 등 다른 계열사 매각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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