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임시회 마산의원 "날치기 조례안 무효"vs창원의원 "회의 방해말라"

임시 청사를 시청사로 확정하는 조례안 처리 이후 처음으로 열린 창원시의회는 다시 혼란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마산지역 의원은 잇따라 발언을 쏟아내 청사 조례안 날치기 처리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으며, 박완수 시장과 배종천 의장을 압박했다.

지난 10일 제28회 창원시의회 임시회 1차 본회의가 열렸다. 시작과 동시에 심경희(새누리당, 비례대표 마산)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마음을 모아보자고 삼삼오오 의원끼리 이야기 나누던 순간을 잊었나. 마산과 진해, 창원이 결혼식을 올리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인 110만 시민에게 한 가족을 잘 꾸리겠다는 약속 잊었냐"면서 "늦지 않았다. 지난 4월 23일 불법과 비 이성으로 혼돈으로 몰고 간 일을 원천 무효로 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달라. 다시 한 번 상생의 틀을 만들어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발언 내내 심 의원은 울먹였다. 하지만 창원지역 의원은 "이게 신상발언이냐"고 항의해 마산 의원과 승강이를 벌였다. 배종천 의장도 발언 도중 "신상 발언해달라. 계속 그러면 마이크를 끄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열린 제28회 창원시의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마산지역 의원이 '원천무효'라고 적힌 머리띠를 매고 정회시간 동안 의사진행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유은상 기자

마산 쪽은 박완수 시장의 책임을 묻고 배종천 의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문순규(통합진보당, 양덕1·2동·합성2·구암1·2동·봉암동) 의원은 5분 발언 전에 "시장이 얼마 전 간부회의에서 마산 분리라는 시의회 결정에 반박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 시청사에 대한 입장을 함께 밝혀야 했다. 시의회를 존중하지 않은 점 재고를 부탁한다"고 했다. 김종대(민주통합당, 회원1·2동·회성동·석전1·2동·합성1동) 의원은 5분 발언에서 "시장은 졸속 통합을 주도한 장본인이었고, 통합 초대 시장으로서 원죄를 지고 갈등과 분쟁을 해결해야 할 시정 전반의 최고 수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쌍학(새누리당, 현동·가포·월영·문화·반월·중앙동) 의원은 "의장은 위법한 의사 결정에 대해 인정하고 청사 소재지 조례안의 가결 무효 선언과 날치기로 의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110만 시민 앞에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며 날치기 통과는 원천 무효라고 외쳤다. 손태화(민주통합당, 양덕1·2동·합성2·구암1·2동·봉암동)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의장의 의사진행 파행과 조례안 불법 기습 날치기 처리로 전국 뉴스를 타 시의회 명예를 실추시킨 사건에 대해 시민에게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다음 의사진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후 이형조(새누리당, 회원1·2동·회성동·석전1·2동·합성1동) 의원이 의사일정 변경을 위한 발언을 요청했고, 손태화 의원이 "내 발언에 답해야 않느냐"고 의장에게 따졌다. 창원 쪽은 "의사진행 발언에 답할 이유는 없다"고 불만을 표했고, 마산과 창원 쪽이 고성을 지르면서 본회의장이 또 소란스러워졌다. 이때 마산 의원은 '원천 무효'라고 적힌 머리띠를 이마에 둘렀고, 배 의장은 "머리띠를 풀 때까지 정회를 선포한다"고 맞섰다. 마산 쪽이 머리띠를 풀면서 30여 분 뒤 회의가 이어졌고, 이형조 의원이 발언 요청을 철회해 본회의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청사 조례안 공포 시점인 오는 14일 진행될 2차 본회의에서도 충돌이 예상된다. 마산 쪽은 이날 올리지 않은 의장 불신임 안건을 제출할 계획이다. 15일부터는 청사 조례 효력 정지 등을 위한 법적 대응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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